최근 유튜브를 중심으로 ‘VISION PRO, 초점 조절 안경’이란 제품이 광고되는 가운데 소비자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제이크 해리슨(Jake Harrison) 의사가 개발했다고 홍보하는 이 비전프로 안경은 힌지 끝에 부착된 다이얼을 착용자가 돌려 스스로 도수를 조정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소비자 맞춤광고(custom audiences)를 통해 근용안경이 필요한 노년층을 겨냥해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비전프로 안경은 홍보 광고에서 ‘렌즈를 바꾸지 않고도 모든 거리에서 물체의 초점을 맞추는 복합 렌즈 시스템과 전용 프레임 및 렌즈가 합쳐져 개발된 안경으로 다이얼을 간단하게 돌리면 근시 디옵터 -6부터 원시 디옵터 +3까지 렌즈 도수를 즉시 조절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개당 7만원 안팎의 가격으로 홍콩에서 해외직구로 구입한 대다수 구매자들은 후기를 통해 ‘속았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문방구서 판매하는 장난감과 유사
silen*****란 누리꾼은 블로그를 통해 ‘렌즈에 이미 흠집이 잔뜩 나있고, 써보면 그냥 뿌옇게 보인다. 다이얼을 돌리면 초점이 맞춰지긴 하지만 미세함이 없는, 그냥 애들 장난감 같다’고 평했고, 부*이란 누리꾼은 블로그에 ‘반품, 환불을 받으려 했으나 몇 번 메일을 주고받고 포기했다. 다시는 나와 같은 피해자가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후기 남긴다’고 썼다.
또 네이버 지식인의 사용후기에는 ‘다이*에서 1000원 주고 샀다면 믿을만한 비주얼이다. 기능이라도 완벽했다면 쓰려고 했지만, 기능 점수도 0점이다. 이건 도저히 쓸 수가 없다’ ‘너무 조잡하고, 허술하게 만들어졌다. 문방구에서 파는 장남감 안경과 유사하다’ 등 수없이 많은 악평이 올라오고 있다.
국제대학교 안경광학과의 박경희 교수는 “안경의 교정 원리는 정확한 굴절검사를 통해 안경렌즈의 광학적 특성을 이용하여 빛의 버전스 변화로 정상안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 제품은 이런 기본을 무시한 채 눈을 근시와 원시로 단순히 나누고, 두 장의 렌즈를 중첩시킨 광학적 수차로 교정한다는,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 소비자를 속이는 엉터리 제품 ”이라는 뜻을 밝혔다.
전북과학대 안광과의 유민정 교수도 “해당 제품은 오로지 구면 굴절력만 조정하는 것으로 경사각, PD 등 안경에서 반드시 감안해야 되는 요소를 모두 무시한 안경이라고 부를 수 없는 물건”이라며 “특히 본인 스스로 도수를 조정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부분으로써 안경은 전문가적 소견을 통해 교정해야 한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해당 제품은 지난 2014년 초반 영국의 Adlens社가 출시한 렌즈초점 조절안경인 Adlens Focuss와 매우 유사한데, 프레임에 부착된 다이얼을 돌려 사용자가 직접 도수를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중국의 대표적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초점 안경’을 검색하면 똑같은 제품이 3.22달러(약 3,900원)에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