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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은 젊은 안경사… 안경원 구인난 심각
  • 김태용 기자
  • 등록 2021-11-01 1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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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악한 근무환경과 불투명한 미래로 젊은 안경사 다수 전직(轉職)
  • 처우와 근무시간 개선 등 대책 마련 시급


▲ 10월 들어 안경사 구인구직이 어려지면서 젊은 인력의 외부 유출을 막을 업계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시중의 한 안경원의 모습이다(이 자료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젊은 안경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2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로 실직한 안경사가 많을 것 같은데. 정작 현실은 종사 안경사 찾기가 가뭄에 콩 찾는 것만큼 어렵다.

 

하루에도 수백 군데 안경원에서 안경사 구인 사이트에 광고하지만 전화 한 통 받기가 어렵다.

 

안경사 면허취득자 5만을 자랑하는 풍부한 인적자원에도 젊은 안경사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안경원의 심각한 구인난은 지난 6월 리뉴얼 오픈한 대한안경사협회(협회장 김종석) 홈페이지의 구인구직카테고리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6월 대안협 홈피의 구인합니다에 오른 구인 글은 350건이고, 7월엔 1,203, 8785, 9597건이었다.

 

그리고 이달 10월엔 842(1027일 현재)이 게시되었다(1 참조).

 

안경사의 대표적인 온라인 커뮤니티 아이옵트의 구인란도 비슷하다.

 

이 사이트에 구인이 시작된 때는 올해 7월 말로써 8월부터 데이터를 살펴보면 81,723, 91,575, 10월에 2,238건으로 크게 늘고 있다(2 참조).

 

안경원에서 종사 안경사를 많이 구인하고 있는데, 정작 종사 안경사의 모습은 쉽게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안경원 구인 광고에 종사 안경사 연락

그러면 그 많은 안경사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업계 관계자들은 젊은 안경사들이 안경계를 떠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안경원의 근무환경과 불투명한 장래에 불안을 느끼고 다른 직종으로 전직(轉職)하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언제부턴가 아버지 원장도 자식에게 안경원을 물려주지 않고 있다.

 

오늘날의 안경원이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는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대다수 젊은 안경사들은 안경원의 짧은 정년에 큰 불안감을 갖고 있다.

 

안경사 개인의 능력과 상관없이 40세가 넘으면 자의든 타의든 안경원 개설 아니면 실직에 내몰린다.

 

안경사로서 15여년이라는 짧지 않은 경력이 우대는커녕 천대(?)를 받으며 권고사직 1순위로 떠밀린다.

 

안경원에서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는 금값(?)이고, 40세가 넘으면 찬밥인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전문인으로 오랜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풍토에서는 그 어떤 안경사도 시간을 투자할리 없다.

 

휴무일도 젊은 안경사들에겐 불만 요소다. 남들처럼 토요일과 일요일에 쉬고 싶은 것이 젊은 안경사들의 마음이다.

 

더구나 육아의 공동 부담이 굳어진 요즘 기혼의 젊은 안경사들은 부부가 함께 휴일을 보내기를 희망한다.

 

젊은 안경사들이 오후 6시만 되면 정시 퇴근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무하는 대학교 구내 안경원이나 안과 병의원을 선호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주40시간에 주 5일 근무보다 더 확대된 주 4일만 근무하는 워라밸 시대를 고대하고 있기도 하다.

 

젊은 안경사들이 안경원을 기피하는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안경원의 영업환경인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안경원에 흥미를 잃고 있다는 점이다.

 

안경원의 과다 개설로 출혈경쟁이 심화된 결과 해마다 매출과 수익이 떨어지면서 장래를 보장할 수 없는 안경원, 미래가 불안정한 안경원이 된 것이다.

 

수익이 계속 떨어지는 열악한 곳엔 젊은 인력이 모일 리 없다.

 

지난해 충청북도의 모 안광과를 졸업한 어느 안경사(22·)드물지만 4대보험이 안 되는 안경원들도 있고, 5일 근무는 꿈도 못꾸는 척박한 환경이어서 안경원은 처음부터 취업에서 제외했다작년에 코로나로 안과병원을 그만둔 후 현재는 다른 업종을 알아보고 있는데, 안경사 면허증이 아깝지만 안경원에 취직할 마음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40세 넘으면 퇴직하는 풍토도 문제

어느 분야든 인력 수급이 불안정하면 미래 발전은 없다고 봐야 한다.

 

특히 젊은 인력이 빠진 산업은 내일을 기대하기 어렵다.

 

창의적이고 패기 있는 젊은이들이 자신의 전문직에 헌신하고 전력투구할 때 비로소 미래가 밝은 것이다.

 

안경원도 젊은 안경사들이 참여해야 국민 안보건이라는 가치가 실현되고, 안정된 수익 향상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면 젊은 안경사들의 마음을 되돌릴 방안은 무엇일까.

 

아쉽게도 지금 당장 안경원에 노정(路程)된 문제점을 털어내기는 쉽지 않다.

 

다만 중요한 것은 하루라도 빨리 사고의 일대 전환, 환경의 혁신이 필요하다.

 

우선 안경원은 안경 피팅이나 조제료, 검안료를 도입해야 한다.

 

국가공인 안경사의 전문업무가 무료라는 구렁텅이에 빠져 계속 허우적대며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면 국가 면허인의 의욕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안경사의 값어치를 높이는 것이 젊은 안경사를 모으는 방법이다.

 

이와 함께 안경의 의료보험화도 안경원의 수익 보장과 안경사의 사회적 지위 확보 차원에서 적극 도입해야 한다.

 

안경사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또 그에 합당한 권리와 대우가 주어지면 젊은 안경사들이 떠날 이유가 없다.

 

안경원의 근무환경도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

 

안경원 근무시간과 휴무일을 타 분야와 맞추는 과감한 조정이 필요하다.

 

병원이나 약국과 똑같은 휴무일을 가지지 못할 이유가 없다.

 

모든 안경원이 동참하면 주말도 휴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젊은 안경사들의 임금 체계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

 

지금처럼 가격경쟁으로 수익률이 떨어져 저임금에 빠지는 대신에 강력한 전문화 추구로 부가가치를 창출해 임금을 상향시켜야 한다.

 

예전과 달리 요즘 젊은 안경사들은 기술을 배우는데 만족하지 않고, 안경사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고수익이 보장되지 않으면 안경원에 종사하지 않는다.

 

안경원. 앞으로 과감하고 결단성 있게 환경을 변화하지 않으면 안경원의 젊은 안경사는 점점 더 보기 힘들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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