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안경 조제료’… 종사 안경사들이 나섰다
  • 김태용 기자
  • 등록 2022-04-30 00:18:48

기사수정
  • 경기지역 일부 종사 안경사, 고용불안에 따른 생존권 차원에서 안경 조제료 비대위 구성 움직임
  • 對정부 활동도 나설 듯


▲ 2021년 4월, 안경 온라인 판매 반대 관련 비대위 구성을 결의한 대안협 중앙회의 정기이사회.

경기도의 일부 종사 안경사들이 생존권 차원에서 안경 조제료 청구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경원의 수익률이 계속 떨어지면서 사퇴 종용이나 시간제 아르바이트 확산 등 고용환경이 극도로 악화됨에 따라 안경 조제료 청구를 위한 활동에 직접 나선 것이다.

 

특히 이들 종사 안경사들은 그 구체적인 실천방법으로 노동조합 형태의 가칭 안경조제료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해 정부 활동까지 벌인다는 계획이다.

 

법정단체인 협회가 수익성 사업에 나설 경우 공정거래법으로 옴짝달싹 못하는 반면, 근로자들은 관계기관에 부담 없이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그동안 종사 안경사들은 공테와 선글라스의 무료 피팅에 큰 불만을 가져왔다.

 

전문 안경사의 전문업무가 무료 서비스에 그침으로써 전문직의 가치성이 훼손되고, 더 나아가 생존권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안경원의 영업환경이 악화되어 고용 불안이 커지는 사태를 협회에 의지해 해결하기보다 종사 안경사들이 스스로 비상기구를 설치해 정부 활동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이 비대위는 임시 조직으로 특히 알고리즘 차원에서 협회와는 완전히 무관한 노조 성격의 기구이기에 관계당국과도 연계해 안경 조제료를 현실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경기지역 모 안경원에서 근무하는 경력 7년차인 K안경사는 안경원 고용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협회가 갖가지 제약으로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대다수 안경사들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인 조제료를 받기는커녕 공테고객에게 다음에 꼭 방문해달라고 애걸까지함으로써 자괴감마저 든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학 4년과 안경사 경력 7년차의 경력자가 수행하는 전문 조제업무가 무료 서비스에 그치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계속해서 그는 수년전 안경 조제료 요금표 부착문제로 손발이 꽁꽁 묶인 협회한테 해결하라는 것은 시간 낭비여서 결국 주변의 가까운 동료들과 가칭 안경조제료비상대책위 구성까지 논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비대위 구성과 법률자문 등 움직임 활발

▲ 안경을 피팅 중인 안경사의 모습.

현재 경기지역 종사 안경사들은 지난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안경원 회원업소에 조제료 청구에 관한 표시물을 배포한 부산시안경사회에 공정거래법 위반을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800만원을 부과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자신들의 고용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구성한 비대위의 조제료 청구 활동이 자칫 단체행동으로 비쳐져 실패할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 종사 안경사들은 비대위 조직 구성과 관련한 법률자문도 받고 있기도 하다.

 

특히 이들 종사 안경사들은 지난 1989년 안경사제도 제정 당시 안경인협회가 안과의사와 업무범위로 다툴 때 범안경인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해 성공을 거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 현행 안경사제도의 제정 당시인 1989928일 서울88체육관에서 개최한 범안경인궐기대회도 94일 사전에 미리 결성한 범안경인비상대책위원회에서 주관한 행사였다.

 

경기도안경사회의 최병갑 회장은 지난 2017년에 부산시안경사회가 안경의 조제와 소모품의 요금표를 소속 안경원에 배포해 큰 곤욕을 치른 후 단체 행동이 완전 중단되었다대안협이 조제료 청구에 나서면 여러 제약이 따르지만, 종사자들이 이를 추진하면 큰 걸림돌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법적인 문제는 더 검토해야 되겠지만, 종사 안경사들이 비대위를 구성해 생존권 활동을 펼치면 의외로 조제료 문제가 쉽게 풀릴 수 있고, 현재도 경기도의 몇몇 안경사들은 자체적으로 안경 조제료는 물론 검안료도 청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안경사회의 한 고문 안경사는 지금까지 많은 회원들이 안경의 조제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앞장서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종사 안경사들이 안경 조제료 청구를 위해 직접 비대위를 구성해 활동하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는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과 권한 등을 규정하는 실정법은 없다.

 

법규 안에서 해결할 수 없는 중대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임시로 구성되는 것이 비대위이기 때문이다.

 

안경원의 매출 하락에 이어 공테 고객의 증가로 고용 불안이 확산되는 가운데, 일선 종사 안경사들의 안경 조제료 청구를 위한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Tip. 비상대책위원회와 노동조합 비상시 임시적으로 구성되는 조직으로 정관 또는 총회의 결의에 의해 설치되고, 비대위의 법적 지위는 통상 해당 비대위를 설치할 당시에 비대위의 권한, 유지기간 등을 정한다. 비대위는 성질상 최소한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임시기구로 통상의 집행부와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현행 노동조합법은 노조의 대표자에게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데, 비대위가 구성됐다면 단체협약 관련 권한은 비대위의 위원장에게 부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TAG
15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중국계 이커머스, 한국 안경시장 파상 공세 초저가를 무기로 한국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중국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의 마구잡이식 판매가 안경원은 물론 국내 소비시장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에서 모바일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국내 법규에 저촉되는 다양한 상품을 무차별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  특히 ...
  2. 2024년도 안경사 보수교육 일정 발표 ㈔대한안경사협회가 지난 20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2024년도 안경사 보수교육’에 대한 일정을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보수교육은 3월 8일 인천시안경사를 시작으로 4월 28일 전남안경사까지 16개 시도안경사회 별로 치러질 예정이다.  교육 이수를 위해선 각 안경사회를 대상으로 교육신청 후 현장 보수교육에 참가하면 되는데, ...
  3. 백내장수술 보험금 분쟁은 현재진행형 백내장 수술이나 도수치료와 관련된 보험금을 둘러싼 소비자와 보험사 간의 분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현대해상, 소송 제기 건수는 삼성화제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3년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하는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총 4만 739건으로 전년대비 6.7% ...
  4. 백내장 혼합진료 금지, 안과의사들 발끈 급여와 비급여를 함께 시행하는 이른바 ‘혼합진료’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되는 백내장과 도수치료 등의 실손보험금 금지를 본격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29일 민주노총•한국노총에서 주최하고 국민건강보험노조가 주최한 ‘혼합진료 금지, 왜 필요한가’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돼 혼합...
  5. 안경사를 진정한 전문가로 만드는 안경 피팅②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 팔만대장경은 목판이 81,137매(枚)이고, 한 판에 644자씩 새기어 약 5,200만자가 넘게 담겨 있다.  고려 고종 23년인 1236년에 몽골의 침입을 불력으로 막아내기 위해 조판에 착수해 16년만인 고종 38년(1251)에 완성했다. 팔만대장경은 1천명의 각자공이 만들었는데, 모든 각자공은 한 자를 새길 때마다 3번씩 절을 하...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