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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뒷걸음질 치는 안경가격… 이젠 현실화하자!
  • 김태용 기자
  • 등록 2022-07-15 22:12:27
  • 수정 2022-08-13 10: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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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한국 안경가격
  • 국내 물가 20년간 300% 안팎 인상할 때 안경가격은 제자리 또는 뒷걸음질


▲ 국내에서 판매되는 안경가격이 미국과 일본은 물론 중국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되어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사진은 안경을 피팅 중인 미국의 안경사 모습(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전혀 관련이 없음).

20년째 뒷걸음치고 있는 국내 안경가격을 현실에 맞게 인상해야 된다는 주장이 늘고 있다.


안경사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 같은 주장은 단순한 엄살이 아니라 최악의 수익률로 안경원이 폐업에까지 내몰리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례로 국내 안경원에서 20년 전에 판매하던 중굴절렌즈, 고굴절렌즈, 뿔테, 금장테, 티탄테의 판매가가 현재 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떨어짐으로써 가격 인상이 절실해지고 있다.


올해 초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2년 전인 2000년도와 2022년도의 물가를 비교해보면 안경가격이 얼마나 터무니없이 뒷걸음쳤는지 금세 알 수 있다.


먼저 2000년에 2,742원이던 자장면 가격은 2022년 올해는 5,769원으로 인상했고, 삼겹살은 3,800(2000)에서 14,385(2022), 전철은 500원에서 1,250, 택시는 1,300원에서 3,800원으로 인상해 대부분의 물가가 300% 내외로 인상됐다.


모든 제품의 가격이 20년간 큰 폭으로 인상되는데 유독 안경가격만 뒷걸음친 것이다.


특히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소비자물가가 전 세계적으로 급등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6월 소비자물가는 동기대비 9.1% 뛰어 41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고, 유로존은 같은 달 8.1% 올라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5월 소비자물가 역시 139개월 만에 가장 높은 5.4% 오르고 있다.


그러면 현재 전 세계 주요국들과 비교할 때 국내 안경 판매가격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까.


다음은 미국 등 주요국들의 평균 안경가격을 객관적인 지표와 현지 조사원 등을 통해 비교한 자료다.



미국, 중굴절+메탈테 30만원에 판매

미국 소비시장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소비자협회의 컨슈머 리포트(Consumer Reports)’평균 안경가격(2019)’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장에서 도수안경의 평균가격은 검안료 140달러(184천원)를 추가해 약 203.6달러(268천원)라고 소개하고 있다.


해당 자료가 2019년 조사임을 감안했을 때 현재의 가격은 이 보다 높을 것이란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버몬트의 몬트필리어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C원장은 각 주마다 안경가격에 큰 차이가 있지만 중굴절 렌즈를 장착한 메탈테라는 조건이라면 약 240달러(315천원)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다미국 안경가격엔 안경원마다 상주하는 검안의(O.D.)가 청구하는 140~160달러의 검안료가 포함되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안경가격 4년 만에 17% 상승

국적에 관계없이 영국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혜택 받는 NHS(National Health System, 국가의료보험)로 인해 영국에선 시력검사와 치과치료 등에서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거의 없다.


하지만 도수안경을 구입할 때는 별도의 비용이 청구되는데, 현지의 안경 프랜차이즈인 스펙세이버즈(Specsavers)의 자료를 보면, 처방안경의 비용은 평균 200~220파운드(31~34만원)이다.

영국의 최대 안경 프랜차이즈인 데이비드 클라우드(David Clulow)2018년 당시 기록엔 웨일즈 지역에서 안경의 평균 비용은 183파운드(284천원)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영국의 많은 프랜차이즈 안경원에서 처방안경의 평균가격은 4년 전보다 약 17% 가량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일본, 저가 추세지만 한국보단 고가

도쿄상공리서치의 2020년 자료에 따르면, 일본 관서지방에서 안경테와 안경렌즈를 조제한 평균 안경 가격은 약 2만엔(19만원)으로 나타나 있다.


한국 안경시장과 비교하면 100% 이상 비싼 가격이지만, 1988년 진스(JINS)1993년 조프(Zoff) 등 저가 안경체인이 등장하면서 가격이 꾸준히 하락해 현재 저가품을 판매하는 안경원에서 가장 저렴한 안경은 3~5천엔(28~48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국내 안경시장보단 고가라는 것에서 우리 시장의 안경가격이 얼마나 싸구려로 전락했는지 잘 알 수 있다.



중국, 고급안경은 20만원 이상 판매

가격이 저렴한 안경을 대량 생산하는 중국이지만 안경가격만큼은 우리나라 시장보다 높게 판매하고 있다.


중국의 가격비교 사이트 허즈비짜왕(盒子比價網)’의 자료에 따르면 티타늄 도수테는 100위안(2만원), 일반 단초점렌즈는 70위안(14천원) 정도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다만 중국산이 아닌 에실로 등 외국산 안경렌즈는 2,000위안(40만원) 이상의 고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중국 최대의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엔 베이징의 안경가격은 얼마인가란 문의가 올라와 있는데, ‘일반적인 안경은 500위안(97천원) 정도이며, 고급품은 1,000위안(20만원) 이상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국민 1인당 소비할 수 있는 금액을 나타내는 국민총소득(GNI)을 중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2019GNI31,349달러, 같은 기간 중국은 188달러로 국내 안경 가격을 중국 안경가격에 대입해 국내에서 판매하면 일반 안경은 약 291,000(1,500위안), 고급품 안경은 600,000(3,000위안)이다.


이것만 봐도 국내 안경가격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초저가로 형성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최근 페이스북의 안경사사랑방엔 한 안경사의 다음과 같은 글이 게재됐다.


모든 물가가 연일 고공행진이다. 그래서 나 혼자라도 오늘부터 모든 제품을 30%씩 인상했다. 안경원이 사회에 봉사하는 영업장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안경가격의 현실화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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