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테의 원부자재와 환율의 급격한 상승으로 대구의 제조업체들이 생산 출하가격의 인상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사진은 한 안경테 제조공장의 내부(이 자료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전혀 관련이 없음). 그동안 비교적 낮은 가격을 유지하던 국산 안경테의 생산가격이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치솟는 원부자재 가격과 환율 및 임금 인상 때문이다.
대구지역의 안경테 생산업체들은 심지어 중국에서 수입하던 부자재도 위안화의 인상으로 기존의 생산단가를 맞추기 힘들다고 토로하고 있다.
특히 국산 안경테를 생산할 때의 주요 소재인 티타늄과 모넬의 수입단가가 크게 올라 생산 출하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광해공업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셋째 주 티타늄의 톤당 가격은 77,250달러(약 1억 428만원)로 2021년의 연평균 가격인 66,500달러(약 8,974만원)보다 무려 13.9%가 인상되었다(표 1 참조).
또한 모넬 소재를 만드는데 필요한 구리와 니켈 가격의 경우 구리 수입단가는 20% 정도 하락했지만, 고가격의 니켈은 21,510달러(약 2,900만원)로 약 14.8% 상승해 채산성을 떨어트리고 있다.
즉 모넬 안경테의 경우 니켈의 인상을 감안할 때 지난해 대비 19%가 오른 상태다.
여기서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지난해 달러의 평균 환율이 1,254.53원이었던 것이 올해 8월에는 이보다 4.9% 상승한 1,319.62원이다.
여기에 더해 위안화도 지난해는 177.56원이었으나 지금은 191.20원으로 7.1% 올라서 환율 인상분까지 감안하면 안경테 제조업체들의 생산단가의 인상은 시급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생산직 직원의 임금도 최저임금의 적용으로 생산단가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대구산 안경의 특성상 자동화와 공장화의 비율이 낮은 대신에 대부분 가내수공업 형태로 생산됨으로써 생산비에서 인건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며 안경테 인상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구 아이빌에 입주한 한 안경테 생산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급망의 차질, 특히 국제 에너지가격의 상승과 함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원부자재와 인력공급의 부족 사태로 대구 생산업체들이 피부로 느끼는 생산단가는 현재보다 40~50% 인상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계속해서 그는 “이제 안경테 조제단가의 인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가격보다 40~50% 인상 요인 발생
이처럼 안경테의 생산단가 인상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비록 인상 요인이 충분해도 자신이 앞장서는 것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대구3공단의 한 안경테 도금업체의 대표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안경테 가격까지 인상하면 대다수 안경사들이 펄쩍 뛸 것”이라며 “사실 언제나 공급은 많고, 수요는 적은 안경계 수급 현실에서 가격을 올리면 대부분의 안경원은 거래처를 십중팔구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원부자재가격이나 환율 인상 등으로 생산 출하가격의 인상 요인이 충분해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편 대구시안경사회의 한 부회장은 “안경업계의 침체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이 불황기에 생산가격의 인상을 반길 수는 없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제반 여건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인상은 이해된다”며 “다만 시장의 충격을 줄이는 범위에서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올리는 것보다는 순차적으로 조금씩 인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뜻을 전했다.
현재 대구 생산업체들은 비수기에 접어든 올해는 인상을 자제하는 대신에 내년 성수기가 시작되는 1~2월경부터 인상해야 된다는 의견을 모으고, 인상 폭과 구체적인 시기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