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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몬, 국내 선글라스의 블랙홀인가?
  • 특별취재반
  • 등록 2023-03-01 09: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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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사 설립 11년 만에 세계 명품 브랜드로 등극
  • 상상 초월하는 과감한 혁신 통해 세계적 패셔니스타들 이목 집중

신세계백화점 서울 명동점 신관 1층의 젠틀 몬스터 매장(상단)과 경기도 하남시 신세계 스타필드에 위치한 젠틀 몬스터 누데이크 .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젠틀 몬스터의 영향력은 나날이 확장되고 있다.대구의 안경 제조공장들이 2월 성수기도 거의 생산을 멈추고, 이제는 안경사의 의식에서 조차 점차 멀어지고 있는 선글라스. 

 

수년 전만해도 대구에서 선글라스 생산에 필요한 컬러렌즈를 대량으로 공급하던 렌즈업체들이 이제는 일감이 거의 없는 상태다.

 

그러나 이와 달리 국내 토종 브랜드 젠틀 몬스터(Gentle Monster, 젠몬, 대표 김한국)는 코로나가 발발한 2020년을 제외하고 2019년부터 매년 국내외에서 선글라스를 포함한 아이웨어로 3천 5백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 안경업계와 거의 연관이 없는 젠몬이 국내에서 선글라스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젠몬 브랜드는 세계에서 그 유명하다는 팬디와 레이벤보다 비싼 고가에 판매될 정도로 세계적인 신흥 명품 브랜드로 우뚝 섰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아이아이컴바인드’에서 출시하는 아이웨어 브랜드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이다. 

 

국내의 수많은 안경업체들이 코로나와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속에서 젠몬만 회사 설립 10여년 만에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젠몬을 만든 계기는 2013년 12월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한 전지현 씨가 착용한 젠몬테가 아시아 전역에서 메가 히트를 치면서부터다. 

 

회사 설립 초기에 온라인에서 집중적으로 댓글을 달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이어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를 통해 유행을 선도하는, 그야말로 기획과 제품, 마케팅이라는 사업 성공에 필요한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며 세계 패션사(史)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단기간에 명품 브랜드로 올라선 것이다. 

 

젠몬의 성과는 해외에서 더 두드러진다. 

 

지난 2015년 무렵부터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적인 안경전시회에 참가하기 시작한 젠몬은 특유의 기상천외한 부스 설치로 전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특히 국내에 이어 미국 뉴욕과 중국 베이징에 설치한 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는 세계 안경 관계자는 물론 힙스터들에게 충격을 줄만큼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의 플래그십 스토어의 경우 일본 유니클로사가 입점했던 3층 건물에 파격적인 공간을 만들어 중국인을 놀라게 했다. 

 

이러한 파격적인 공간 연출은 젠몬의 모든 구성원들이 일관되게 추구하는 ‘세상을 놀라게 하라’는 사고 속에 매장을 마치 그림의 추상화처럼 상상 이상으로 선보여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젠몬의 이러한 기존의 인식과 관습을 뛰어넘는 인테리어는 2013년 서울 논현동에 설치한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시작되어 2021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설치한 하우스 도산(HAUS DOSAN)에서 극치를 보여주었다. 

 

즉 기계와 로봇, 아트워크가 배치되고, 회사에서 런칭하는 젠몬•탬버린즈•누데이크를 조화시킨 퓨처 리테일(독특한 문화적 코드를 공유하는 공간)을 완성함으로써 세계 젊은이들의 성지로까지 불리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젠몬은 샤넬 같은 세계 유명 화장품 브랜드만 입점하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본점 1층에 단독 매장을 설치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기업가치 1조 2천억원 이상 평가

젠몬도 흑역사를 갖고 있다. 

 

바로 2011년 회사 설립 초기에 미국의 안경 온라인사(社) 와비파커처럼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안경을 주문하면 안경테 5장을 배달해 이중 선택한 안경을 제외한 나머지 안경은 반품 받는 사업 시스템이 실패한 것이다. 

 

그러나 이때의 실패가 자극제가 되었을까. 

 

현재 젠몬은 혁신을 거듭하며 세계 명품 브랜드 팬디를 위시해 프랑스의 유명 패션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 이탈리아 명품 아웃도어 브랜드 몽클레르 등 세계적 브랜드와 협업하며 세계 아이웨어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젠몬의 스타 마케팅도 의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전지현이라는 스타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둔 젠몬은 지난해 영국 프로축구의 월드클래스인 손흥민 선수의 시그니처 세리머니를 표현한 전시용 선글라스 ‘젠몬 X SON7’를 공개하고, 세계적 걸그룹으로 떠오른 블랙핑크의 제니와 콜라보를 출시하며 입지를 굳히고 있다. 

 

세계적인 팝스타 마돈나, 비욘세는 물론 미국의 톱모델인 지지 하디드 등 세계적인 패셔니스타들이 젠몬 컬렉션을 애용하고 있을 정도다. 

 

젠몬은 이 같은 신출귀몰한 마케팅으로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현재 법인회사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젠틀몬스터 브랜드로 안경, 탬버린즈 브랜드로 화장품, 누데이크 브랜드로 후식용 케이크인 ‘피크’를 런칭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젠몬은 2017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투자회사 엘캐터톤으로부터 700억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당시에 젠몬의 기업 가치는 7~8천억으로 평가되었으나 6년여가 지난 지금은 1조 2천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나를 설레게 하라’로 세계 패션계에 급부상 

젠몬의 혁신적인 발상과 아이디어는 대표부터 구성원에서 찾을 수 있다. 

 

젠몬의 직원들은 30년 뒤의 계획을 세운다는 목표 아래 직원들도 향료 개발자인 조향사, 미디어아트, 와인 감별사인 소믈리에 등 각양각색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각 구성원들이 ‘나를 설레게 하라’라는 의식 아래 패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하고 있다. 

 

결국 젠몬은 기능품인 안경을 패션품으로 탈바꿈시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아이웨어 시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국내 40~50여 선글라스 업체들이 성수기인 2월에도 웅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젠몬만이 국내 선글라스 시장을 흡수하며 독과점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세계적인 토종 브랜드 젠몬은 지금 국내에서 직영 스토어 6곳, 백화점 28곳, 안경원 144곳에 판매처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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