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트로 파올리니(1603~1681)는 이태리 토스카나 출신으로 16세 때 로마로 가서 본격적인 그림을 시작했다.
카라바조의 대표적인 추종자였던 그는 이후 2년 정도 베니스에 머물며 파올로 베로네세와 틴토레토의 작품을 보면서 활동하다가 말년에 루카로 귀향해 아카데미를 설립한 후 후세대 화가를 많이 양성한 이태리 바로크 화가다.
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에 관련된 이야기의 한 순간을 묘사한 작품으로 ‘테티스(바다의 요정)가 낳은 아들은 아버지를 능가해서 올림푸스의 왕이 될 것이다’라는 예언을 받은 제우스가 연모하던 그녀를 인간인 펠레우스 왕과 결혼하게 해서 낳은 아들이 아킬레우스다.
아들을 절대로 전쟁터에 보내지 않겠다는 테티스는 아킬레우스를 여자로 변장시켜 필라라라는 가명까지 쓰면서 리코메데스 왕의 딸들과 섞여 지내도록 스키로스 섬으로 피신을 보냈다.
‘아킬레우스 없는 그리스군은 결코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예언자의 신탁을 들은 오디세우스는 꾀를 내어 공주들에게 보석들과 장신구를 선물로 준비해 그 사이에 무기들을 섞어서 펼쳐 놓았다.
오디세우스가 미리 짜놓은 각본에 따라 갑자기 적의 침공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울리자 장신구를 만지던 공주들과는 달리 아킬레우스는 칼과 방패를 얼른 집어 들었다.
이로써 순식간에 자신의 정체가 드러난 아킬레우스는 순순히 오디세우스를 따라 트로이 전쟁에 가담했다고 한다.
왼쪽에 오디세우스가 준비해 온 선물을 펼쳐놓고 있고 안쪽에 있는 공주들은 장신구들을 만지고 있으며, 중앙에 광채 나는 대머리에 고개를 숙이는 바람에 언제 떨어질지도 모르는 코걸이 안경을 잡을 듯한 포즈로 선물을 꼼꼼히 살피고 있는 남자가 리코메데스 왕이며, 오른쪽에 하얀 목과 어깨를 드러낸 채 오른 손엔 칼을 왼손에 방패를 든 변장여성이 아킬레우스다.
얼굴에는 비장함이 가득 스며들어 있는데, 맨 오른쪽의 애완견을 안고 현장을 담담히 지켜보고 있는 왕녀의 모습에선 마치 세상을 관조한 느낌을 주고 있다.
화가가 안경을 소재로 그린 또 하나의 작품으로 초기 로마시절 카라바조 추종자들의 전형적인 사실주의와 명암법을 사용해서 그린 상징적 이미지 작품들 중 하나인 그림이다.
어두컴컴한 술집 안에 모여 있는 여러 명의 하층인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중앙에 류트를 켜고 있는 여성은 소리로 상징되는 청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왼쪽에 와인 한 병을 통째로 마시는 남자는 맛의 상징인 촉각을, 오른쪽의 멜론을 든 청년은 냄새의 상징인 후각, 그리고 오른손으로 외눈 안경을 들고 있는 남자는 시각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화가가 즐겨 그린 우의화 중 하나다.
출처: 옵틱위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