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폭리 의심받는 중국 안경계… “절대 오해예요”
  • 허정민 기자
  • 등록 2023-05-15 17:26:04

기사수정
  • 매출 총이익률은 큰 반면에 실제 순이익률은 빈약
  • 3大 폭리 산업군으로 오해받고 있는 안경산업 관계자들 강력 반발

최근 중국의 대표 포털사이트 바이두와 왕이 등에서 중국 안경업계의 폭리문제가 다시금 불거지며 누리꾼들과 안경업계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안경산업은 인민들로부터 적은 금액으로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대표적인 3대 폭리 산업군 중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 

 

2016년 중국 CCTV에서 한 안경체인의 투자설명서에 나온 직영점 소매 안경테의 평균 판매가격이 434위안(약 8만 3천원), 안경렌즈는 241위안(약 4만 6천원)인 것에 반해 도매가는 각각 89위안(약 1만 7천원), 29위안(약 5천원)에 불과하다는 보도가 나간 뒤 이러한 인식은 불씨에 기름을 부은 듯 기정사실화됐다. 

 

실제로 해당 안경체인의 당시 매출 총이익률은 안경테가 76%, 안경렌즈가 86%로 높았고, 이러한 내용이 요약된 게시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퍼지면서 지난 수년간 큰 수익을 꿈꾸며 거금을 투자해 안경원을 개설하는 중국인들이 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박사안경의 한 마케팅 담당자는 “어떤 산업이든 수익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매출 총이익률을 많이 보지만, 정확히 얼마나 이익이 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순이익율을 따져야 한다”며 “안경산업의 매출 총이익률은 겉으로는 높은 편이지만, 실제로 순이익률은 기대만큼 높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번에 폭리 문제의 도화선이 되었던 박사안경을 예로 들면 매출 총이익률은 2020년 67.6%, 2021년 64.9%이었지만, 순이익률은 2020년 10.5%, 2021년 10.7%에 불과했다. 

 

중국 최대의 안경 프랜차이즈로 알려진 바오다오안경의 다렌市 가맹점 모습.이를 폭리산업으로 지목받는 유명 기업들과 비교하면 주류기업인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의 2021년 순이익률 50.9%보다 41포인트나 낮은 것이며, 유명 식품기업인 줴웨이식품(绝味食品)보다도 4.3포인트 낮다. 

 

결과적으로 중국 안경업계의 총매출은 높지만 순이익률은 높지 않아 그 막대한 이윤은 사실상 ‘가짜 수익’이란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소비자의 눈으로 볼 때 안경의 원가는 ‘안경테+안경렌즈’이지만, 실제로 안경원은 임대료부터 인테리어, 장비, 수도 및 전기, 제세공과금 등 여타 자영업보다 더 많은 추가비용을 필요로 한다.

 

 

안경원의 막대한 이익은 ‘가짜뉴스’

안경업계가 대표적인 폭리 산업군으로 알려지던 시기에 간쑤성 란저우市에서 안경원 창업에 뛰어든 한 사업가는 “2년 동안 매우 바빴지만 실제로 나는 건물주를 위해 일한 것에 불과했다”며 지출내역서를 공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임대료는 월 1만 5천위안(약 285만원), 인테리어 비용 8만위안(약 1,500만원), 수도•전기세 매월 1천위안(약 19만원), 검안장비 5만 5천위안(약 1,050만원), 본인과 직원 1명의 인건비 최소 월 1만 2천위안(약 230만원)으로 개업 첫 해에만 36만위안(약 6,900만원)을 투자했고, 여기엔 매월 안경테•렌즈 구입비, 장비 유지보수, 온라인 플랫폼 업체 협력비, 명절 프로모션 비용 등 각종 비용은 포함도 안 된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매출 총이익률은 70% 정도였지만, 안경은 소비 빈도가 낮아서 하루에 3~4장 판매하면 많이 파는 것”이라며 “안경원을 운영한지 2년이 지나도 수익에 어려움이 많아서 지금은 매장을 정리했다”고 토로했다. 

 

초기 투자비용을 감내할 수 있을 만큼 자금에 여유가 충분하고, 안경원의 입지까지 좋아도 운영이 쉽지 않은 것이 요즘의 중국 안경원의 현실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안경을 단순하게 계산해 오해 생겨 

중국에서 안경원은 절반은 의료, 절반은 영업적인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럼에도 대다수 중국인들은 안경원에 우수한 안경사와 고가의 검안장비 등이 소모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모르고 안경을 구입할 때 검안은 당연히 무료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있다. 

 

소비자가 양질의 검안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돈을 지불할 의향이 적을수록 소규모 안경원들은 검안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다수 개인 안경원 운영자들은 검안을 단기교육으로 배워 직접 검안에 나서고 있는 형편이다. 

 

일부 대형 브랜드의 고급 안경원은 우수한 인력과 장비로 검안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들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 소요되는 우수 재원의 노동력과 에너지, 시간, 기기 등은 중국 대다수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지 않음으로써 기업의 공개된 총매출 이익률만 보고 안경산업을 3대 폭리 산업으로 단정해 오해가 생겼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한편 중국 청두市의 유명체인 안경원의 한 원장은 “소비자들은 안경산업의 수익을 평가할 때 전문성에 따른 비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안경산업이 폭리라는 오해가 올바르게 잡히지 않으면 대다수 안경원들은 전문성 영역에서 자리를 잡아가기 더 어려워질 것이고, 이런 틈새를 노린 일부 안경기업들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무분별한 확장을 노리면 결국 중국인의 안 건강은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를 남겼다. 

- 근착 외지에서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중국계 이커머스, 한국 안경시장 파상 공세 초저가를 무기로 한국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중국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들의 마구잡이식 판매가 안경원은 물론 국내 소비시장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에서 모바일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국내 법규에 저촉되는 다양한 상품을 무차별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  특히 ...
  2. 2024년도 안경사 보수교육 일정 발표 ㈔대한안경사협회가 지난 20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2024년도 안경사 보수교육’에 대한 일정을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보수교육은 3월 8일 인천시안경사를 시작으로 4월 28일 전남안경사까지 16개 시도안경사회 별로 치러질 예정이다.  교육 이수를 위해선 각 안경사회를 대상으로 교육신청 후 현장 보수교육에 참가하면 되는데, ...
  3. 백내장수술 보험금 분쟁은 현재진행형 백내장 수술이나 도수치료와 관련된 보험금을 둘러싼 소비자와 보험사 간의 분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현대해상, 소송 제기 건수는 삼성화제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3년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하는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총 4만 739건으로 전년대비 6.7% ...
  4. 백내장 혼합진료 금지, 안과의사들 발끈 급여와 비급여를 함께 시행하는 이른바 ‘혼합진료’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되는 백내장과 도수치료 등의 실손보험금 금지를 본격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29일 민주노총•한국노총에서 주최하고 국민건강보험노조가 주최한 ‘혼합진료 금지, 왜 필요한가’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돼 혼합...
  5. 안경사를 진정한 전문가로 만드는 안경 피팅②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 팔만대장경은 목판이 81,137매(枚)이고, 한 판에 644자씩 새기어 약 5,200만자가 넘게 담겨 있다.  고려 고종 23년인 1236년에 몽골의 침입을 불력으로 막아내기 위해 조판에 착수해 16년만인 고종 38년(1251)에 완성했다. 팔만대장경은 1천명의 각자공이 만들었는데, 모든 각자공은 한 자를 새길 때마다 3번씩 절을 하...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