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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원이 직면한 현실
  • 윤경식 대표
  • 등록 2015-10-30 20: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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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 년 365일 쉼 없이 돌아가는 안경원. 


일요일만큼은 한 번 쉬어 보자는 제안에도 서로를 견제하느랴 선뜻 휴일을 갖지 못하는 것이 안경원의 현실이다. 


여기에 소비자는 시력에 관한한 의료기사인 안경사보다 안과의사를 더 신뢰하고, 작은 평수의 매장 옆에 큰 매장이 들어서며 큰 자본과 저가격 공세를 벌이면 작은 매장은 꼼짝도 못하고 퇴조하고 만다. 


그 결과 소비자는 동일한 제품을 싼 가격에 구매하는 혜택을 입었지만, 안경업계 전체는 조금씩 수익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안경사가 자긍심을 가지고 전문성으로 소비자를 압도하며 안경을 판매하는 안경사는 과연 얼마나 될까. 작금의 현실은 이에 대해 자신 있게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안경사법의 개정으로 안경사들의 입지는 날로 좁아지고,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응하는 안경사와 안경원이 제대로 된 솔루션을 갖고 있지 않는다. 안경사들의 경쟁이 아닌 소비자를 상대로 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은 디지털시대, 컨버전스의 시대이다. 토마스 쿤이 자신의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1962)」에서 ‘과학의 발전은 일정한 방향으로 누적되어 이루어진 것이 아닌 시대에 따라 패러다임을 전환시켜온 것’이라는 새로운 과학사관을 밝히며 오늘날 패러다임(paradigm)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된 지 50년이 지났다. 


업종을 뛰어넘는 교류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기술의 진보에 따라 시장의 니즈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경업계만이 예외일 수는 없다. 


안경은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야만 구입할 수 있는 기능적인 품목이라는 고정관념이 일반인들 머릿속에 고착화되어 있는 한 안경테 시장이 확장될 가망은 없다.


‘united colors of benetton’을 기억하는가? 90년대 초중반에 광장에 대형 콘돔을 설치하는 등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서 사회적인 이슈거리를 양산했던 이탈리아의 의류 브랜드 베네통이 일으킨 파격은 90년대에 시작된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전인 50년 전에 이미 시작되었다. 


창업자 루치아노 베네통은 옷가게 점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의 옷가게는 손님이 방문해 원하는 옷과 치수를 말하면 점원이 다락같은 창고에서 상품을 꺼내와 손님에게 건네는, 지금의 은행이나 전당포와 같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러한 구조는 전 세계가 모두 동일했다. 이러한 구조가 답답하고 손님들의 욕구를 가로막는다고 판단한 그는 가게 사장에게 파격적인 제안했다. 지금의 옷가게처럼 옷들을 펼쳐놓고 전시해 놓는 것이었다.


그 결과 고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점원의 간섭 없이 자신이 원하는 옷에 직접 다가가 만져보고 고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가게 구조가 바뀌고 매출이 급증하자 이제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제때에 공급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그러자 루치아노 베네통은 또 다시 아이디어를 내게 된다. 후염 가공을 생각해 낸 것이다. 


즉 예전에는 대부부의 옷을 바느질을 하기 전에 염색을 해 왔었는데 루치아노 베네통은 모든 옷을 염색 전의 백포 상태로 치수별로 완성을 해 놓은 후 잘 팔리는 컬러들을 미리 염색하는 방법을 썼던 것이다. 


그러한 후염 공정을 루치아노 베네통 집에서 진행되었다. 자신의 어머니와 동생 그리고 친척까지 자신의 사업에 끌어 들인 이 사업은 마침내 그 가족들을 이끌고 베네통을 창업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바로 그 인물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베네통의 창업자 루치아노 베네통이다.


두 마리 생쥐를 철장 속에 가둬놓고 전기충격을 주는 실험이 있었다. 전기 충격을 받는 두 마리의 쥐 중 한 마리에게는 손잡이를 누르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장치를 해주었다. 


반면에 다른 쥐는 충격을 고스란히 입고 있었다. 이 쥐는 상황에 대해 아무런 통제력도 가지고 있지 못하므로 같은 정도의 전기충격에도 더 높은 스트레스 반응을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한 마리에게 충격을 피할 수 있는 손잡이 장치를 주었다가 나중에 손잡이를 못 누르게 하면 ‘충격을 가하지 않았는데도’ 스트레스 반응을 보였다. 


전에는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기만 해도 스트레스 상황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실험이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얻게 된다. 즉 사람은 자기 결정권을 가지길 원하고, 또 그처럼 행동했을 때 가장 큰 만족을 얻게 된다.


패션은 자기를 남보다 돋보이기 위한 욕망의 표출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나의 외모, 감각, 지식, 인격 등등이 남보다 우월하게 보이게 하는 것이 패션이다. 


패션은 스스로 선택한 것으로 인해서 남다른 감각으로 돋보여야만 인간의 허영심이 제대로 충족되는 것이다.


지금은 전문가 시대로 전문가가 대우받는 사회다. 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운전기사가 기술자였다. 고속버스와 시내버스마다 안내양이 있었다. 중국도 90년대 초까지는 운전자가 기술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지금 한국 사회에서 안경사라는 직업이 과연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인가? 변호사가 전문가라고 하지만 웬만한 법률지식은 인터넷과 책을 보면 누구나 찾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그 영역도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2015년에 개업 변호사가 20,200명으로 변호사 2만 명 시대를 맞이했다. 2014년 9월 기준으로 휴업 변호사는 2,988명으로 등록 변호사 수의 15%를 점유하고 있다. 


2013년 서울변호사회의 월 회비 5만원을 미납한 변호사는 9,724명 중 120명이다. 또 2014년 10월에 MBC는 동네 의원이 3,000곳, 중소병원 120곳이 폐업했다고 보도했다.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서양의 지배층은 농노로 대표되는 생산계급이 글을 깨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정보는 지배층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이다. 


정보가 곧 힘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이 보편화된 지금 정보를 차단하는 상상을 한다면 그것은 곧 아둔한 인간의 원형으로 분류된다. 


전문가가 시대의 조류에 부합하는 기능에 불과하다는 것은 인류 역사를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시대가 변하면 당연히 전문성의 기준은 변화하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는 「데미안」에서 알로 상징되는 자신의 한계에서 깨우쳐 나오는 과정이 얼마나 힘겨운가를 묘사했다. 


그렇게 힘겹게 알에서 나온 새가 날아가야 할 궁극의 대상인 신조차 절대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단일체가 아닌 선과 악이 공존하는 다차원적인 것이다. 



여기에서 헤세가 말하고자 한 것은 우리가 맞이할 미래의 세계는 하나의 답이 존재할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능동적인 선택이 우리의 미래를 바꾸는 것이다.

 

- ㈜케이팝글라스•선글라스 대표 윤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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