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안경업과 장사
  • 우암 문윤서
  • 등록 2011-07-18 17:03:40

기사수정
 
요즈음은 조금 덜하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안경원은 장사하는 곳이 아니다’라는 독자 발언기사가 안경 관련지나 일반 신문지상에 보도되는 것을 가끔 보게 된다.

투고한 독자의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논리적으로 진실을 추구해 나가지 못하고 그냥 우기는 형태의 것 밖에 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장사란 상업인의 업무 내용을 말하는데, 상품의 매매에 의하여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재화전환(財貨轉換)의 매개를 하고 이익을 취하는 영업행위를 말한다. 투고자가 ‘장사’에 대한 혐오를 느낀 것은 상업에 대한 전래의 불신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조 봉건시대의 계급관념인 사농공상(士農工商)의 품계가 ‘상’을 제일 밑에 두어 매우 천시했다. 이뿐인가. 생필품 생산을 담당한 공•장(工•匠) 역시 멸시당하긴 마찬가지였다.

임란(壬亂)이 평정된 이후 유정(惟政)과 사명대사(四溟大師)가 일본에 건너가 포로(捕虜)로 잡혀간 도공(陶工)들을 송환해 오는 과정에서 조선인이 본국(本國)에 오기를 거부하는 도공이 있었다는 것.
 
일본에 있어 보니 도공이 예우 받고 사는데 모국이지만 건너가면 또 업신여김 당하는데 나는 앙갈라요…의 변명이다.

일본은 남유럽에 있는 포르투갈과 교역하면서 화약으로 발사되는 조총을 임란 50년 전에 만들어 놓고 1592년 외침을 감행한 것이다.

일본은 침략에 필요한 신식무기뿐만 아니라 공업과 상업에 대한 체계적인 구조도 유럽에서 도입하여 우리나라보다 앞서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상업을 불신하는 이유는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에 있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따르는 건 경제원리다.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달리면 ‘암시장’이나 야매(夜賣)가 자동으로 형성되는 것도 경제원리다. 그리고 암시장은 늘 왜곡되고 희생자를 낳게 만드는 폐단도 따랐다. 우리나라에서 장사하는 곳은 점포(店鋪)이전에 전포(廛鋪)가 있었다.

안경도 점포(店鋪)였다. 그러나 현재의 안경원은 경영자의 자격과 그 업무내용이 과거와는 획기적으로 다르다. 안경사는 법정직종으로서 시력보건을 관장하는 보건직이다.

판매가 있으니 장사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판매품이 맞춤품이고 단순히 생산자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매개하는 상행위가 아니라는 점이다.

현대는 전문화•분업화의 시대다. 통상 명분보다는 효용을 중시하며 관념론적 사고와는 거리를 둬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무역도 상행위다. 상이 없으면 사농공이 무용한 시대로 변했다.

장사! 결코 혐오스럽고 타기(唾棄)할 대상이 아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1인 고용한 안경원도 근기법 적용?… 안경원 타격 불가피 근로자를 5인 이상 고용한 사업장까지 적용하고 있는 근로기준법(근기법), 즉 연월차 휴무와 52시간 근무제가 내년부터 1인 사업장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짐으로써 해당 안경원의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국회에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기법을 적용한다’는 개정안이 발의될 경우 거대 야당의 찬성으로 현실화될 가능...
  2. 백내장 과잉진료로 적자폭 눈덩이 백내장 수술을 둘러싼 비급여 과잉진료가 불러온 갖가지 폐단으로 보험사들의 실손의료보험 손익이 갈수록 떨어져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달 말 보험업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실손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사의 2023년 실손보험 손익이 1조 9,738억원 적자로 나타나 2022년도의 1조 5,301억원 보다 무려 적자가 22.5...
  3. 안경사시험 응시자격에 ‘현장실습 이수’ 명문화한다 최근 국내 안경광학과의 실습시간을 160시간 또는 320시간으로 제도화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보건의료기사의 현장실습과목 이수 의무화’ 등을 규정하는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안경광학과의 실습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
  4. 백화점의 선글라스 무차별 할인판매… 안경원 ‘녹다운’ 국내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들이 본격적인 여름 시즌을 앞두고 대규모 선글라스 할인판매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는 오는 16일까지 여름을 테마로 한 ‘얼리 바캉스 페어’를 개최해 명품 선글라스를 최대 20%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고, 롯데백화점은 ‘선글라스 시즌 팝업매장’을 오는 7월 말까지 운영...
  5. ‘스마트글라스 강자의 귀환인가?’ 세계적인 빅테크 대표기업 Google이 소비자용 스마트글라스 시장에 복귀할까.  지난달 30일 구글은 미국의 증강현실(AR) 헤드셋 제조업체인 매직리프社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주요외신들은 ‘지금껏 메타와 애플 등에 밀렸던 구글이 AR과 가상현실(AR) 시장으로 돌아올 것이란 강력한 신호’란 전망...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