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피로란 눈이 약하여 피곤하기 쉬운 상태를 말하며, 안통•두통•시각의 불명료(不明瞭) 등을 수반한다.

옛날에는 진단명이었으나 지금 현재에는 주로 증상명으로 사용한다. 안정피로(Asthenopia)는 망막의 조절작용(accommodation)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특히 여러 거리에 대한 눈의 조절을 말하는데, 제인대(Suspensory ligament)와 모양체근(Ciliary muscle)이 신축작용을 한다.

안정피로를 가져오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사위(phoria)를 들 수 있다. 사위란 안과학에서 눈의 시추 근육이 불균형으로 인하여 시열(視列)을 이탈하는 경향을 말한다.

눈의 굴절이상에 대한 교정(correction)을 담당하는 안경사는 안경렌즈로 교정 후에 올 수 있는 안정피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가 하는 게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굴절이상에 대한 적정한 교정을 한 후에도 과도하게 시력을 쓰면 어쩔 수 없이 오게 되는 피로에 대한 대응조치가 없겠는가는 감히 생각해 볼 문제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콘택트렌즈 보급 초창기 때부터 그 업에 종사했다. 주시하다시피 콘택트는 접촉렌즈인 관계로 안경에 비해 시야가 넓게 확보되어 주로 중도근시 이상의 안경 착용자가 애용되기도 했지만 고도근시(6D이상) 고객이 애용하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좋은 점도 있지만 단점도 따랐다. 멀리 보이는 데는 시야가 안경에 비해 넓게 탁 트여 보여 좋지만 가까운 거리, 즉 독서거리에는 안정피로가 쉽게 오는 폐단으로 근거리(독서용)안경도 비치하여 적절히 사용토록 권유했지만, 고객에게 이중부담을 주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개운치는 않았다. 눈의 피로는 고도근시에만 오는 게 아니고 눈이 사용량에 비례하여 온다고 보는 게 옳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60년대 초 일본인이 쓴 「당신의 눈은 회복할 수 있다」라는 포켓북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은 안와 주위를 손가락으로 마사지 혹은 지압으로 문지르고 눌러주면 안와상정맥•안와상동맥의 순환이 잘되어 눈의 피로가 쉬이 회복된다는 요지다.

콘택트 착용자에게 눈의 피로도의 유무를 물은 다음 피로를 느낀다면 안경을 벗고 눈 주위를 살살 문지르는 고양이 세수를 한 다음에 손가락으로 점차 세게 눌러주면 시원한 느낌이 들 것이라고 권유하면 효험이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

안경원에서 고객을 맞을 때 문전곡두(門前曲頭)의 외형적 친절이 전부가 아니다. 보다 실질적인 고객에 대한 서비스로 안와 주위에 지압 요법을 권유함이 어떨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