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를 생산•유통하는 업체들이 가격을 일부 인상했음에도 일선 안경사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에 인터로조가 클라렌의 공급가를 약 8% 가량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쿠퍼비전은 지난 3월 초에 전 제품의 가격을 11.6%, 아큐브는 오는 4월부터 최대 12.12%로 가격을 인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국내외 주요 업체들이 오랜만에 콘택트렌즈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이은 원부자재의 가격 상승에서 찾을 수 있는데, 무엇보다 이번에 가격을 인상한 주요 요인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외국계 콘택트렌즈 업체의 관계자는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어도 렌즈 가격을 인상한 것은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이어 무엇보다 환율 상승이 이번 인상의 트리거(방아쇠)가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의 원달러 평균 환율은 1,250원이었던 것이 지난 27일엔 1,303원까지 단기간에 4.1% 인상됐다.
업체 측 입장에선 판매량은 똑같은데 생산비는 이전보다 늘어남으로써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안경사들은 이번 인상 조치가 달갑지 않다는 입장이다.
가뜩이나 고객이 줄어든 상태에서 가격 인상은 그나마 찾아오던 고객의 발길마저 끊게 만든다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의 한 안경원 원장은 “콘택트렌즈는 어차피 바닥까지 떨어진 가격이어서 다른 일상품목처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지만 소비자들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안경사도 “최근 어느 고객들로부터 ‘안경원은 온라인 해외직구에 비해 콘택트렌즈 가격이 많이 비싼 편’이라는 항의성 질문을 받았다”며 “이번 콘택트렌즈 공급가격 인상은 온라인에게 가격적인 메리트까지 주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한편 외국계 B사는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