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등 안경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인 방문객 유커(游客)가 감소하면서 이 지역 안경원의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월초 중국 최대의 온라인 여행사 씨트랩이 발표한 ‘2017년 춘절여행 빅데이터 보고서’에서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1월 27일~2월 2일) 연휴 동안 약 600만명 이상이 해외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측됐으나 한국을 찾은 유커가 7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매출이 급속 하락했다.
이러한 한국 방문 감소는 유커들의 해외 10대 인기 여행국이 태국, 일본, 미국, 싱가포르, 호주, 말레이시아, 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순으로 떨어지며 지난 2016년 한국이 3위에서 7위로 밀린 사실이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유커는 지난해 7월 91만 7천여 명을 정점으로 8월 87만명, 9월 72만명, 10월 68만명으로 3개월 동안 무려 25.8%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 전문가들은 유커가 25% 감소할 경우 국내 관광수입은 약 3조 4천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중 안경원에도 불똥이 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지난해 한 대형 백화점이 발표한 유커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이템이 국산 핸드백와 여성용 화장품에 이어 안경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던 것을 감안하면 안경원의 매출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을 알 수 있다.
서울 명동의 한 안경원 원장은 “솔직히 우리 안경원의 연간 매출의 60% 이상을 유커가 차지했었는데, 지난해 중반부터 눈에 띄게 유커가 감소하면서 2016년 매출이 전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유커의 한국 방문이 감소하는 것은 무엇보다 지난해 7월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에 사드(THAAD)를 배치한다고 발표했을 때였다.
이후 중국 정부는 10월을 전후해 현지 여행사들에 ‘한국행 유커 20% 감축, 쇼핑 횟수 1일 1회 제한’ 등 각종 한한령(限韓令) 정책을 발표하며 한국의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다.
남대문의 한 안경사는 “사드 배치를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우리 입장을 감안할 때 앞으로 유커들의 한국 방문은 계속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