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Rx렌즈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국내산 Rx렌즈를 생산하는 일부 제조사가 공장도 가격을 인상한 반면, 외제 브랜드의 일부 Rx렌즈 가격은 인하 경쟁이 벌어지는 등 국내에 유통되는 Rx렌즈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국산 안경렌즈 제조업체인 A사는 지난달 1일부터 Rx렌즈의 공장도 가격을 기존보다 15% 인상하고, 또 다른 국내 안경렌즈 제조사인 B사는 이번 4월부터 Rx렌즈 공급가격을 전격 인상했다.

이에 반해 외제 브랜드를 수입•공급하는 업체들은 D사를 시작으로 E사와 F사 등이 일부 Rx렌즈 가격을 20% 가까이 인하하거나 예정중에 있다. 수입•판매되는 렌즈 중 Rx렌즈 일부 품목에 한정된 것이지만, 시장 상황이 이처럼 혼란스럽다 보니 안경사와 렌즈 도매 유통사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국산 안경렌즈 유통사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지난 며칠간 서울 남대문의 대형 도매 유통社들이 한국안경렌즈도매협회 주관으로 수차례 회합을 가졌지만, 판매가격 인상 적용에 대한 뚜렷한 해결점을 찾지 못한 채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안경렌즈 제조사인 A社는 지난 3월부터 Rx렌즈의 공장도 가격을 15% 인상하여 이를 도매 유통사에 적용시키고 있지만, 해당 도매업체들은 기존 안경원과의 거래 중단을 우려해 여전히 종전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에 Rx렌즈 가격을 인상한 제조사와 거래하는 유통사들은 크게는 월 2천여 만원에서 5백여 만원 가까이 거래 손실을 보고 있다는 입소문까지 돌고 있다.

일부 도매업체 울며 겨자 먹기식 판매 계속

국산 Rx렌즈 가격을 인상한 어느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과 국내외 물가 상승에 따른 부득이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국내산 Rx렌즈의 경우 외국산이나 여벌렌즈 제조원가와 비교할 때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책정된 상태에서 수년간 각종 물가인상 요인에 따라 부득이 공장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른 안경렌즈 제조업체 관계자도 “Rx렌즈는 개인별 주문형 맞춤렌즈로써 제조원가가 상당히 많이 든다”며 “더구나 이제까지 국내에 공급되던 Rx렌즈의 생산가격은 거의 서비스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낮게 책정돼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제는 안경원의 반발을 우려해 가격을 올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종전 가격으로 판매하기도 어려운 도매 유통사 관계자들이다. 제조업체에서 공장도 가격은 올렸지만 지금의 유통 현실을 감안할 때 인상분을 안경원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인상된 가격을 고스란히 떠안는 유통업체는 어쩔 수 없이‘울며 겨자 먹기식’판매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경렌즈 도매 유통사의 한 관계자는 “1개월 가까이 공장도 가격 인상분을 떠안고 있다”며 “지방의 일부 도매상들은 공장도 가격 인상분을 안경원에 적용해서 공급하고 있다지만, 우리같은 대부분의 도매상들은 가격을 인상하면 거래 안경원이 언제 어느 때 거래처를 바꿀지 몰라서 기존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Rx렌즈 ‘가격전쟁’ 당분간 계속될 듯

이 같은 일부 국산 안경렌즈 제조사들의 Rx렌즈 가격 인상에 대해 안경사들의 걱정도 만만치 않다. 안경원 매출에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은 Rx렌즈 가격은 안경원 수익과 매우 밀접하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안경사는 “경기 침체로 안경렌즈 판매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 가격을 올려버리면 안경사들은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토로했다.

결국, 그동안 렌즈의 품질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저가 판매된 Rx렌즈 공장도 가격을 이제는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국산 제조사와 오히려 가격을 인하하거나 또는 유지하고 있는 국산 제조사, 그리고 경쟁하듯 일부 Rx렌즈의 판매가격을 인하하는 외국 브랜드 공급업체가 혼재하는 속에서 안경사들의 혼란은 시간이 흐를수록 커져가고, 일부 도매 유통사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제는 안경사들의 반발을 무릅쓰고서라도 어쩔 수 없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겠다는 국내 제조사나 오히려 인하 또는 유지하고 있는 제조사, 그리고 가격 인하를 서두르고 있는 수입렌즈 업체들까지 가세한 Rx렌즈의 불꽃 튀는 가격전쟁은 당분간 뚜렷한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업계 전체를 혼란에 빠트릴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빠른 해결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