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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도는 안경광학과의‘안과학’교육
  • 나홍선 기자
  • 등록 2010-10-06 17: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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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8개 안광과 중에서 3개교만 안과의사 출강… 안질환·임상경험 등 안경사에게 안과학 강의 절실
현 안과학 강의 ‘한정된 실험·정보’에 그쳐

최근, 교육에 대한 안경사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안과학의 기본 실험과 교육이 크게 미흡하다는 지적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선 안경사들이 눈 건강에 대한 소양과 실력을 갖춤으로써 사회적 역할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안경사의 안과학 교육이 매우 중요하고, 또 이런 이유에서라도 학교에서부터 안과학 교육이 하루빨리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일선 안경사들이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임상실험과 각종 생리·해부학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안과 정보와 임상실험은 안과의사 등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인데, 현재의 안경사 보수교육 체계나 안경광학과에서 갖가지 제약으로 한정된 실험과 정보에만 그치면서 개선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본지가 최근 전국의 48개 안경광학과 전체를 조사한 결과, 현재 안과 전문의의 안과학 강의가 이뤄지고 있는 대학은 건동대학교, 동신대학교, 신흥대학 등 3개 대학에서만 강의가 이루어짐으로써 전체 안광과의 6%만이 정상 교육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3개 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45개 대학은 여러 가지 이유로 안과의사의 강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 한 한기에 한두 번 정도 안과의사의 특강이 진행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현재 안경사들이 눈에 대한 임상 및 각종 생리·해부학 등 안과학의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기회는 안경광학과의 해당 수업을 통해서이다. 안경광학과의 안과 관련 교과목은 생물학, 해부생리학, 시기생리학, 시기해부학, 시기해부생리실습, 안질환 예방, 안과개론 등이다. 이들 과목들은 안과의사의 영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따라서 안과의사의 직접 강의가 반드시 필요한데도 대부분의 안광과에서는 안과의사의 직접 강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안과학… 안경광학과 교과목 중 30% 차지

이로 인해 안경사들은 향후 전문가로서 그 역량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보다 심도 있는 교육 기회를 제공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안광과의 안과학 강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안과의사들이 본업을 갖고 있어서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안경광학과 교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면서 안과의사와 안경사간의 불편한 관계도 교육이 안 되는 큰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Y대학 E교수는 “안경사 국가시험이 안경광학, 안과학, 안경학 등 크게 세 부분에서 출제가 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안과학은 안경광학과 전체 커리큘럼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부문”이라고 지적하고, “과거에 안경광학과가 처음 개설되던 당시에는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안과의사가 후학 양성 차원에서 출강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없어진 상태”라고 잘라 말했다.

D보건대학 K학과장도 “과거에 비해 안과의사의 출강이 거의 없어진 이유는 안과의사들이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점과 함께 적은 강사료, 학생들과의 수준 차이”를 들면서, “무엇보다 큰 이유는 안과학회와 안경사 간의 불편한 관계로 안과의사가 출강을 꺼리는 때문”이라고 어렵게 말했다.

실제로 대다수 안광과 교수들과 안경사 등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과의사들의 출강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안과의사들의 안경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서 비롯된 이유가 크다고 말하고 있다. 과거 안과의사의 고유 권한이었던 처방전을 안경사가 빼앗았다는 인식과 경쟁 상대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안과협회를 비롯해 안과의사들 내부에서는 안경광학과 출강을 하지 말자는 협의도 있었을 만큼 이미 암묵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D대학 교수는 “굳이 따지자면 안경광학과의 모든 커리큘럼이 안과와 관련되어 있다고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현실에서 밥그릇 싸움 때문에 안과와 안경원이 서로 반목하는 실정을 감안할 때, 안과의사 입장에서는 유사업종이라 할 수 있는 안경사들의 전문성 향상에 도움을 주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안경사도 “안과와 안경사의 업무 범주를 놓고 보면 매우 단순한 것 같지만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면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이런 면에서도 안과의사들이 안광과 강의를 꺼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수 안경사 양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지금 현재 대부분의 안경사나 재학생들은 안과를 전공한 의사나 교수들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만난 안경사 대부분은 “안경사에게 안과학은 이론(異論)이 필요 없을 만큼 중요한 필수 교과목이고, 현업에서의 절대성 측면에서나 자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안과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B안경사는 “안경사의 안과학 교육은 장기적인 면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교육이란 학생들에게 현실에서 닥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고, 그렇다면 대승적 차원에서 안과의사의 강의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 안경사는 “우리가 안과의사에게 배워야 할 부분이 있다면 자존심을 버리고 머리를 조아려서라도 적극적으로 배우는 것이 옳은 처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안과의사의 안광과 출강은 어느 한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안경사협회나 교수협의회, 또는 각 대학 측의 연계를 통해서라도 시급히 강의가 이뤄져야 할 문제이고, 우수 안경사 양성 차원에서라도 지금처럼 방치되어서는 안 될 문제라고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또한, 대다수 안경사들은 보수교육시 안과의사들의 안과학 강의를 받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고, 그런 면에서라도 이제는 안과의사들이 국민 안보건 차원에서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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