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스트 얀센(1929~1995)은 독일 니더작센州의 올덴부르크 출신의 화가로 판화 제작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였다.
사생아로 태어나 할머니와 이모의 보살핌으로 자란 그는 그림 솜씨가 뛰어나 미술학교로 진학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림으로는 생활이 곤란하자 함부르크의 환락가를 떠돌며 초상화와 나체화를 그리며 생계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여자관계가 복잡해지는 결과를 얻었다.
그는 ‘손수건 선술집’이라는 희한한 상호로 술집을 차려 영업을 했지만 판매보다는 자신이 마시는 술이 훨씬 많았다.
그런 연유로 작가의 대표 키워드는 ‘잦은 결혼과 이혼’ ‘알코올 중독’ 등으로 대변되기도 했다.
그는 드로잉, 에칭 및 판화를 주로 제작했으며, 예리한 관찰력과 정밀한 데생과 드로잉으로 작품 속 인물들의 표정을 마치 관람자를 꿰뚫어 보는 듯이 그렸으며, 동판화 작품들 속에는 마치 광기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이미지가 많았다.
30대 초반부터 안경을 착용한 화가는 60세 되던 해엔 에칭 처리된 욕조에서 배출된 산성물질로 실명 위기에 빠져 작품활동에 어려움을 겪다가 66세에 뇌졸증으로 사망했다.
‘사람들의 변화하는 표정은 그 사람의 심리상태나 의중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표정은 끊임없이 탄생된다’라고 주장한 얀센은 26세이던 1945년부터 본격적으로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했다.
1982년부터 85년 사이에 망상장애(편집증)를 겪던 자기 자신을 <파라노이아(편집증)> 라는 주제로 그린 연작작품이 올덴부르그의 얀센 미술관에 보관전시되고 있다.
이 작품은 술에 취한 자신을 그린 것으로, 머리카락은 흐트러지고, 안경 사이로 눈의 초점이 흐트러져 있는 취중의 모습을 그렸다.
출처: 옵틱위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