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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약과 착색렌즈… ‘더 글로리’의 재준은 알록달록한 세상을 볼 수 있을까
  • 김현선 검안사
  • 등록 2023-01-31 1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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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인기작으로 색약에 대한 인식상식
  • 학습 통해 색 판독률 상승 가능

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 ‘더 글로리’의 극중 인물 ‘전재준’이 색약이라는 설정으로 인해 색약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을 실감하고 있다. 

 

색약이 무엇인지, 색약은 치료할 수 있는지, 극중에서처럼 빨간 콘택트렌즈를 끼면 빨간색을 다시 볼 수 있는 건지, 실제로 안경원이나 안과에 종사하고 있다면 지인들에게 관련 질문을 한 번 이상 받았을 것이다. 

 

이에 지면을 빌려 독일의 색약 관련 연구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색약에는 눈의 망막에 있는 원추세포의 기능이 불완전한 선천적 색약과 망막 또는 시신경의 질병에 의한 후천적 색약이 있다. 

 

세계적으로는 9%의 남성과 0.8%의 여성이 색약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의 경우 비율은 낮지만, 전체 남성 중 5.9%, 여성 중 0.4%가 색약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에게 보는 것은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의미한다. 

 

뇌는 약한 색상에서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얻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는 난청에 필적하는 어려움이고 피로도이며, 장기적으로 뇌에 과부하가 걸리게 되어 지속적으로 두통을 앓는 경향이 있다. 

 

색각 개선 원리에 대한 연구에는 1997년 발표한 다비드 해리스 박사의 연구가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독일의 안경사 사샤 루센부르크가 2002년 초부터 크로마젠을 이용한 연구를 발표했다. 

 

그는 색맹과 난독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색각 교정 연구 결과 등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또한 2015년에는 함부르크의 카스텐 교수와 협력하여 색약 환자에게 색각 교정이 편두통 발작 빈도와 심각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한 바 있다.

 

 

착색 안경이 색각을 인식하는데 효과가 있을까?

색약은 교정할 수 없고, 학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루센부르크는 색약 환자들을 대상으로 착색렌즈를 통해 색약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지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 참여한 환자들은 실험 전 이시하라 색각검사에서 교정기기 없이 평균 5.9 차트를 읽었고, 약 1년 후 추적 검사에서 역시 교정기기 없이 평균 12.6 검사 차트를 읽는 등 약 2배가량의 상당한 진척을 보였다. 

 

다만 이시하라 검사는 학습효과의 영향을 받는 검사이며, 색각 이상을 훨씬 더 민감하게 보여줄 수 있는 판스워스 검사는 본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다.

 

문제는 색각을 교정기기(착색 안경렌즈 또는 착색 렌즈)없이도 장기적으로 교정 및 개선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이에 루센부르크는 다른 색약 환자들을 대상으로 착색 색상과 농도가 다른 16개의 렌즈로 먼저 비 우세안을 교정하고, 우세안을 교정한 다음 다시 비우세안을 교정했다. 

 

그 결과 이시하라 테스트의 경우 22,1%에서 62,1%로 상승했고, 판스워스 검사 역시 55%에서 70,8%로 상승하였다. 

 

 

일반적인 착색렌즈와 개인 맞춤형 착색렌즈 사이의 차이

개인 맞춤형 착색렌즈 그룹과 대조할 수 있도록 일반적인 회색 또는 갈색 30% 농도의 착색렌즈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했다. 

 

각 그룹 환자들에게 하루에 최소 3시간 이상씩 안경을 착용하도록 권장했다. 

 

실험 전에 이시하라 검사에서 22.1%이었던 판독률이 6주 후 34.6%로 상승했고, 맞춤형 착색 안경을 착용하고 검사 시에는 58.3%의 결과값을 보였다. 

 

플라시보 그룹의 경우 6주 후 31.3%, 일반 착색렌즈 착용 시에는 35.8%의 결과값을 나타냈다. 

 

착색 안경을 착용하는 기간을 통해 안경을 착용하지 않아도 이시하라 검사 판독률이 상승하고, 일반 렌즈보다 맞춤형 안경을 착용하였을 때 그 상승폭이 더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 케이스는 적지만 적록 색약이 조기에 진단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조기 치료는 부정적인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우리의 뇌가 치료 이후 교정기기 없이도 색 인식을 더 잘 처리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국내의 색약 관련 연구가 활성화되기를 바라며, 안경사들의 색약 환자들에게 맞춤형 착색 렌즈를 제공하는 방법 역시 다양하게 시도되길 바란다. 

 


출처: 옵틱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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