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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안경/ 인간미를 표현한 여류화가, 안나 도로테아 테르부슈
  • 다비치안경체인 부회장 박성훈
  • 등록 2023-04-29 09: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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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알 안경을 쓴 자화상] 1777년, 캔버스에 유채, 베를린 국립회화관, 독일. 베를린에서 궁정화가였던 부친의 큰딸로 태어난 안나 도로테아 테르부슈(1721~1782)는 어릴 때부터 동생들과 함께 그림을 가까이에서 접하며 자랐다. 

 

일찍부터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아 그림 영재로 일컬어졌지만, 당시 프로이센 지방의 여성에 대한 심한 제약 요인들로 미술아카데미로 진학을 못하고 숙박업을 하는 남편과의 결혼으로 거의 20년 동안 그림에서 멀어졌다가 40세가 되어 다시 붓을 손에 들었다. 

 

뛰어난 재능과 함께 성실함으로 슈투트가르트 공작의 궁정화가로 임명돼 돋보인 작품활동을 펼쳤으며 이어 아카데미의 명예회원이 되었고, 공작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더 깊이 있는 그림공부를 위해 파리로 유학을 갔다. 

 

그의 그림은 곧 파리에서 주목을 끌었으며, 그 덕분에 왕립아카데미의 회원까지 되었지만 애교와 교태만을 여성의 미덕으로 삼고 있던 파리의 예술 풍토가 자신의 지적이며 계몽적인 생각과는 전혀 맞지 않아 고향 베를린으로 돌아와 프러시아 왕가의 초상화가로 명성을 얻으며 많은 활동을 하다가 61세에 삶을 마감했다. 

 

18세기 당시 여류화가에게 가혹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 전근대적이고 보수적인 미술계에서 성실한 노력과 미술에 대한 진지한 태도로 파리를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 당대의 신여성이자 선구적인 여성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작품은 몇 점 없는 그녀의 자화상 가운데 외알 안경을 쓴 자화상으로 56세에 그린 당시로서는 매우 대담한 작품이다. 

 

18세기 당시엔 여성의 안경 착용은 사회적으로 극무시를 받던 시절인데다 여성의 초상화란 대부분 아이를 돌보거나 뜨개질을 하고 있는 모습 등으로 그려지는 게 일반적인데, 이 작품에는 베일 아래에 두터운 검은 줄에 매달린 외알 안경을 당당히 낀 채 은발과 주름살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한발을 꼬아서 몸을 숙인 채 책을 읽다가 잠깐 고개를 든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검은색 배경에 허리까지 내려올 정도로 길게 늘어뜨린 갈색의 풍성한 머리 결에 대비되게 은색의 베일과 긴 드레스를 걸친 모습으로 흑과 은의 단순한 2색상 대비가 돋보이며, 이마에 검은 색 안경 고리가 관람자의 시선을 몽땅 끌어당기는데다 평소에 독서를 좋아했던 화가는 자신의 단순한 용모보다는 교양과 지성(안경으로 표상되는)을 강조하고 있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

 


[프리드리히 2세 프러시아 황제] 1778년, 캔버스에 유채, 베르사이유 트리아농 궁, 파리.활동 후반에는 로코코 풍의 화려하고 우아한 색감을 즐겨 사용한 계몽주의 신봉자였던 화가는 당시의 고압적이거나 딱딱한 모습 일변도의 초상화보다는 자연스러운 구도를 기본으로 인물의 성격과 심리를 잘 표현했다. 

 

이는 강압적이지 않으면서 부드러운 통치자 이미지를 원했던 당시 귀족들과 왕족들에게 큰 인기와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도 화가 특유의 부드러움과 다채로운 색감에다 인간적인 모습과 왕으로서의 위엄을 보여준 대표작으로 평가된다. 

 

그녀의 초상화 작품은 프로이센을 넘어 오스트리아, 프랑스 그리고 러시아까지 명성을 떨쳤고, 늦깎이 화가임에도 불구하고 약 200여 점의 작품 중 80여 편의 초상화를 남겼으며, 이는 지금도 독일과 프랑스, 러시아 등 세계의 많은 박물관에서 소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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