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소득 상위 0.01%만이 착용할 수 있다는 일명 회장님들의 안경 ‘귀갑(龜甲)테’가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의혹을 받고 있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지난 19일 착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날 3차 소환된 현재현 회장은 피해자들의 거친 항의에 안경이 벗겨지고 이마에 상처가 나는 등 수난을 겪었다. 당시 현 회장이 쓰고 있던 귀갑테는 ‘히로 베코’라는 투명하고 은은한 옐로우 컬러가 돋보이는 모델로 수천만원을 호가한다.
귀갑테는 특유의 광택과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예전부터 무병장수와 사업 번창의 의미를 담고 있어 많은 기업인들이 착용해왔다. 고 정주영 회장은 검은색을 띤 구로 베코를 즐겨 썼고,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은 템플이 밝은 노란색인 히로 베코를 착용한 모습이 공식 석상에 자주 노출된 바 있다.
바다거북이 성장함에 따라 나무의 나이테처럼 생기는 얇은 등껍질로 만든 귀갑테는 고유 패턴이나 컬러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귀갑테는 준비 과정에서부터 완성까지 상품화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100% 수작업으로 생산되며 생산 기술자 또한 소수만 남아 있어 간신히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상태다. 더구나 귀갑테의 99%를 생산하는 일본이 동물보호법 통과와 더불어 해외 수출을 금지한 이후 국내에는 샘플만 남아 거래되면서 그 희귀성 탓에 가격도 점점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동양그룹의 현 회장과 귀갑테. 귀갑테가 애꿎은 수난을 겪고 있다.
출처: 옵틱위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