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03만여 건 거래에 금액만 1조 3천억원으로 전년대비 40% 증가
국내 소비자가 해외 쇼핑몰에서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것을 지칭하는 ‘해외직구’를 찾는 고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직구를 하는 사람들을 ‘직구족’이라고 부를 정도다.
관세청과 관련 업체들에 따르면 최근 해외직구가 크게 급증하는 상황이다. 이는 통계 자료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해외직구 금액만 1조 3천억원에 달했다. 해외직구를 통한 국제 특송화물의 국내 반입량 또한 1003만여건으로 지난 2012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08년만 해도 해외직구 건수는 195만건으로 전체 특송화물의 29%에 그쳤지만, 2011년에는 506만건으로 특송화물의 50%를 넘어섰다.
이처럼 매년 해외직구가 급증하는 것은 국내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점차 알려지면서다. 특히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세일기간에는 파격적인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며, 평상시에도 다양한 할인행사 등으로 국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적잖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통해 번지고 있다.
이는 최근 해외직구 문제를 다룬 MBC ‘불만제로’에서도 자세히 소개됐다. 해당 방송에 따르면, 해외직구는 보통 국내 가격에 비해 2배 또는 3~4배 이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직구를 애용한다는 한 소비자는 “해외직구를 해보면 한국으로 들어온 제품 가격이 얼마나 터무니없이 비싼지를 알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른바 가격 거품을 거부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해외직구를 통해 구입하는 물품의 종류도 상상을 초월한다. 캠핑장비, TV 등 고가 제품은 기본이며, 냄비 등 주방기구, 식기세트, 의류, 신발, 과자, 식품 등 일상생활용품 대부분을 해외직구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심지어 “생활물품의 50% 이상을 해외직구로 구매한다”는 소비자가 있을 정도다.
소비자들,‘콘택트렌즈 직구’ 자주 이용
문제는 이처럼 해외직구가 인기를 끌면서 생활용품이나 공산품, 전자제품 외에 안경테와 선글라스는 물론 콘택트렌즈, 안경렌즈 등도 해외직구를 통해 구매한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인터넷에서 ‘안경 직구’ 또는 ‘렌즈 직구’로 검색하면 해외직구 사이트가 제법 검색된다. 대표적인 안경 및 콘택트렌즈 관련 사이트는 코스탈닷컴과 쥴리에, GlassesUSA 등이 있다. 이들 사이트에서는 안경테와 선글라스는 물론 국내에 유통되는 콘택트렌즈 대부분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사실 해외 직구의 경우 일부 단점도 존재한다. 배송 중 파손의 위험성이 크고, 일단 문제가 생겼을 때는 언어 장벽 등으로 사후처리가 어려운데다 긴 배송기간, 사실상 불가능한 교환과 환불 문제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동번역 기능이 발달하고 쉽게 구매가 가능해진데다 해외 쇼핑몰에서 직접 한국까지 배송하는 ‘직배’나 미국내 한인 배송 에이전시(배대지)를 이용해 국내까지 배송 서비스를 받는 경우가 많아지는 등 이 같은 단점이 극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365일 반품 무료 정책을 펼치는 쇼핑몰도 늘고 있다. 따라서 2주 정도 소요되는 배송 문제만 빼면 나머지 문제는 거의 해결된 셈이다. 앞으로 해외직구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안경 및 콘택트렌즈 해외직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그로 인한 안경원의 피해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 안경사는 “최근 불만제로 해외 직구편을 보니 나 역시도 미국에서 구매하지 한국에서 구매하지 않을 것 같다”며 “물론 그만큼 한국의 소비자 가격이 비싸다는 반증이겠지만 안경은 그렇지 않는데도 소비자들은 그 사실을 몰라준다”고 말했다. 이 안경사는 “현재 해외직구를 통해 구매하면 수입 안경이나 소프트렌즈 가격도 판매가격이 1.5~2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 누가 한국에서 구매할까 싶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면세점과 백화점, 홈쇼핑 구매상품 피팅 때문에 짜증나는데 해외 직구족들까지 가세해서 안경을 피팅해 달라고 하면 더 짜증날 것”이라며 “이 참에 피팅료를 유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안경사는 “해외 직구 사이트를 통한 안경테와 선글라스 구매는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더라도 도수 안경렌즈 및 콘택트렌즈 구매만은 막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출처: 옵틱위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