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佛家)에서 사대(四大)란 세상의 만물을 이루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의 네 가지 근본을 말한다. 혹은 이 네 가지로 이루어진 사람의 몸을 가리키기도 한다.
바람은 우주 생성의 원소로서 뿐 아니라 우리의 언어생활에 깊숙이 삼투, 정신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주위에서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을 듣는다.
이 때 풍은 청풍(淸風)이고 월은 밝은 달 명월(明月)을 말하는데, 자연의 아름다움을 말한 음풍농월(吟風弄月)을 일컫는 것이다.
자주 듣고 따라하면 흉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바람 풍자가 우리의 정신문화에 끼친 역량은 많지만, 그 가운데 풍류(風流)가 동아시아에 그 역가(力價)를 크게 발휘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러면 풍류란 무엇인가? 이 말이 처음 사용된 것은 물론 중국이고 원래 자의대로 바람이 흐른다, 혹은 ‘바람처럼 흐른다…’의 의미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한대(漢代)무렵이고 풍류란 말은 기풍(氣風) 혹은 유풍, 민속 교화에 의한 영향 등을 의미하기도 했다.
우리말 큰 사전에는 풍류는 공통적으로 속된 일을 떠나 풍치 있고 멋스럽게 노는 일 혹은 우리 민족음악을 옛스럽게 일컫는 말로 정의되어 있다. 또한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방일(放逸)함으로 설명되기도 했다.
짧게 말해 멋있다는 의미이다. 풍류라는 말은 성품•외모•학식•처세•사상적 성향•취미 등 광범한 영역에 걸쳐 있으면서 주로 인간의 내면적 가치를 강조하는 말임이 들어난다.
외적으로 들어나는 아름다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적 수양과 인품이 겉으로 묻어나와 풍겨나는 품격(品格)을 가리키는 것이다.
풍류라는 것이 어느 면에서는 현실을 벗어나 있는 물외지사(物外之事)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풍류는 노는 것이되 미적으로, 예술적으로 노는 것을 말한다.
논다고 하는 것이 풍류의 내용을 말하는 것이라면, 예술적으로 미적으로라는 것은 풍류의 형식을 말하는 것이다.
풍류는 노는 것이지만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어떤 현상이나 사물에 접하여 주마간산식으로 겉•외양만 훑고 지나가는 놀이가 아닌 그 현상이 본질까지 들어간다.
어느 나라에서건 풍류는 애초에 부(富)와 어느 정도의 신분지위를 갖춘 계층의 정신적 여유를 바탕으로 하는 귀족 취미로부터 어느 의미에서 유리되어 있는 것이라고 할 때, 일상적 삶에 구애 될 필요가 없는 상류층이 미적인 것을 추구하고 향유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낚시를 드리우는 것은 일단은 고기를 낚기 위함이다. 그런데 고기는 하나도 물리지 않는다.
그러나 종장을 보면 빈 배이지만, 아무리 담아도 넘침이 없는 달빛을 실었기에 가득찬 배이기도 하다.
풍류심이란 삼라만상의 실체에 다가가 그 진수를 맛보는 것이다.
출처: 옵틱위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