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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無心)과 풍류
  • 우암 문윤서
  • 등록 2014-07-31 15: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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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無心)결에 실토하고 말았다.” “그 사람 참 무심하군.” “하늘도 무심하지.” “그는 돈에는 무심한 사람이야.”

무심코 던진 말의 표현은 오늘날 쓰이고 있는 ‘무심’이라는 말이 대표적 용례이다.

여기서 첫 번째의 예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중이라는 뜻이고, 두 번째 예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고, 세 번째는 무정하다, 네 번째는 무관심 또는 흑심이 없다.

다섯 번째는 아무 생각 없다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이 말은 일상생활에서만이 아니라 문학을 비롯한 제 예술 장르에도 심리적 체험을 함유한 독특한 심적 상태, 즉 다시 말해 풍류심을 드러내는 말로 쓰여 질 수 있는 것이다.

무심은 풍류심 유형중에서도 흥(興)과 한(恨)과는 달리 지적사고(知的思考) 내지는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 깊이가 바탕이 되는 것 인만큼 이 미유형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심」이라는 말의 의미가 형성되기까지의 사상적쪾철학적 배경이 좀 더 심도 있게 규명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무심은 도가(道家)의 무(無)개념에 기반을 둔 선가(禪家)의 중심개념으로 여기에 ‘송(宋)의 이학적 심론이 수용되어 그 의미망이 구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선가에서 무심의 상징물은 백운(白雲)과 유수(流水), 거울이다.

또한 선가에서는 유심(有心)과 대응하는 개념으로 모든 망념(妄念)에 제거된 청정쪾초탈한 마음의 한 상태, 일종의 신비적 직관을 의미한다.

무심은 도가+선가적 의미의 바탕위에 윤리도덕성을 띄는 유가적 의미가 부가된 것으로 이해하는 멋이 가장 타당하리라고 생각한다.

요약하면 외유이내노불(外儒而內老拂)의 입장을 취한다.

무심이란 단지 마음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작용의 상승, 초월 및 전환과 관계된 어떤 독특한 심적상태를 나타내는 말로 문학을 비롯한 모든 예술관계까지 영역을 넓혀 평어(評語) 창작 수용에도 심리체험을 할 수 있다.

‘무심한 달빛만 싯고…’에서 달빛이 무심한 것으로 표현되었지만 사실은 달빛과 하나가 되어 있는 언술체의 심적 상태가 무심한 것으로 읽게 된다.

그러므로 무심하다고 하는 것은 주관성, 개아성(個我性)이 표백(表白)되어 버린 상태를 말하는 동시에 마치 수면 위에 달빛이 반사되듯 주관성이 뒤로 퇴각하고 사물의 현상만이 자신의 본 모습으로 노현(露現)시키는 상태를 의미하기도 하는 것이다.

무심의 세계는 닫힌 세계가 아니라 열린 세계이다.

속(俗(덧말:속))의 현실에 대체어(代替語)가 아니라 진리를 향해 마음을 열고 사물과 존재의 실생을 아무런 고정관념이나 편견 없이 그대로 수용하는 이물관물(以物觀物)의 관조(觀照)를 통해 도달하는 세계이다.

무(無)란, 유가적 의미의 유(有)의 대척(對蹠)이 아니라 무개념은 노장적 무, 즉 무위(無爲)의 무다.

유벽(幽僻)을 찾아가니 구름 속에 짐이로다
신채에 맛드리니 세미(世味)를 잊었노라
이 몸이 강산풍월과 함께 늙자 하노리
-趙豈(조선 중종 때의 선비)-

출처: 옵틱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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