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모 안경원, 국내서 유통되는 누진렌즈 전 품목 가격표 만들고 50% 할인 판매… 안경원의 마지막 보루인 누진렌즈까지 가격 경쟁 부추겨‘시끌’
▲ ‘누진다초점렌즈 50% 할인’을 강조하고 있는 문제의 안경원 홈페이지 메인화면. 뿐만 아니라 이 안경원은 일회용렌즈의 40% 할인을 내세우며 홈페이지에 판매가격표까지 공개해 주위의 지탄을 받고 있다. 안경원의 파격할인 행위가 누진다초점렌즈까지 확산될 조짐이어서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P안경원은 온라인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에 <누진다초점렌즈 50% 할인, 완벽한 시력검사, 정확한 피팅, 양심적인 가격(50% 할인), 풍부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편하고 완벽한 안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라는 광고 문구로 누진렌즈의 반값 할인행사를 진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안경원의 최후의 보루라고 불리던 누진다초점렌즈의 반값 판매여서 많은 안경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안경원은 ‘일회용 콘택트렌즈 40% 할인’를 내세우며 할인된 가격표를 온라인에 공개해 주변 안경원들로부터 원성을 받고 있다.
타 안경원과 가격 비교까지 독려 해당 안경원의 홈페이지에는 ‘누진다초점렌즈 가격’이란 별도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거의 모든 브랜드의 소비자 가격표를 게시한 채 반값행사를 벌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격 비교하는 방법’이라며 ‘우선 근처의 안경원을 직접 방문해 누진다초점렌즈의 대략적인 가격을 상담하고 전화 달라’고 친절하게 안내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한 안경렌즈 유통업체의 관계자는 “문제가 되고 있는 안경원과 거래한 사실이 없는데도 우리 제품 가격이 오픈돼 무척 황당하다”며 “현재 자사는 P안경원의 이 같은 행위가 상표권과 저작권 등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인근의 한 안경원 원장도 “자기 물건을 공짜로 주던지 말든지는 자기가 알아서 할 일이지만, 안경사의 전문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누진다초점렌즈까지 가격을 망가트리면 절대 안 된다”며 “혼자만 살겠다는 이기심으로 누진렌즈 가격까지 무너뜨린 것은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문제의 안경원 원장은 이 같은 반값할인이 전혀 문제되는 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주유소마다 기름 값이 다른 것처럼 안경 가격도 안경사 각자가 알아서 할일이므로 다른 사람들이 반발할 이유가 없다”며 “만약 이런 내용을 기사화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 이 안경원은 홈페이지에 ‘다른 안경원을 방문해 가격을 알아보고 오라’는 문구까지 넣어 타 안경원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받는 안경원으로 매도하고 있다.
지부 차원의 강력한 제재방안 절실 현재 서울시지부(지부장 김종석)는 해당 안경원의 할인 행사를 전체시장에 커다란 해악을 끼치는 행위로 규정하고 이의 제재 방안을 마련 중이다.
서울지부의 한 고위 임원은 “누진다초점렌즈를 그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은 시장 전체를 망가트리는 것을 넘어 모든 안경원을 죽게 만드는 행위”라며 “현재 지부는 마포구 보건소와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이 안경원에 대한 제재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그는 “이와는 별도로 지부는 마포구 분회장 등과 함께 해당 안경원을 방문해 비정상적인 할인행위의 근절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지부는 새 집행부의 출범과 맞물려 일어난 이번 파격할인 판매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누진다초점렌즈는 안경사의 전문적인 시력검사와 조제 등이 필요한 부분으로써 현실적으로는 안경원에 남아 있는 마지막 고부가가치 상품이라는 점에서다.
더구나누진렌즈마져 반값 할인품으로 휘말릴 경우 안경원의 침체는 물론 안경사의 전문성이 크게 훼손된다며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