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 안구의 안저를 전방에서 본 모식도 안저(眼底, ocular fundus)는 <그림 1>과 같다. 망막, 망막혈관, 맥락막 혈관, 소와 함몰부 및 시신경유두 등으로 구성되는 눈의 후극 부분을 말하며 검안경으로 관찰할 수 있다. 안저는 적색으로 보이는데 이는 주로 맥락막 혈관으로 인한 것이다. 고혈압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과를 찾는다.
이때 내과의사는 안과에서 안저검사(眼底檢査)를 받아 보라고 권한다. 특히 노인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일반적으로 성인남녀의 정상 혈압은 수축기 혈압 120㎜Hg, 이완기 혈압 80㎜Hg이다.
그러나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이면 고혈압이라고 한다.
65세 노인의 혈압은 170/80㎜Hg 정도인데 약을 먹으면 160/80㎜Hg 정도로 낮아진다.
이러한 경우 내과의사는 안과에서 반드시 안저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한다.
안저검사는 눈에 동공이 크게 벌어지도록 산동제를 점안한 후 비교적 간단한 검안경(ophthalmoscope)을 이용해서 안저를 관찰하는 검사법이다.
안저에서는 시신경유두(optic disc;눈에서 시각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출구), 망막 및 망막혈관 등이 관찰된다.
그런데 혈관에는 동맹과 정맥이 있다. 동맥은 조직에 혈액을 운반하는 혈관이고, 정맥은 조직으로부터 혈액을 운반해 오는 혈관이다.
여기서 혈압이 높게 되는 원인을 생각해 보자. 심장에서 나온 굵은 동맥이 점점 가늘어져서 체내의 조직으로 분포되어 가는데 조직에서 실제로 일하는 것은 모세혈관(capillary)이라고 하는 대단히 가느다란, 그래서 적혈구가 겨우 통과할 정도의 혈관이다.
▲ 안저 사진(좌안) 보통으로 촬영한 안저 사진. 형광색소를 이용해서 촬영하면 세동맥과 모세혈관이 선명하게 촬영된다. 이 모세혈관이 되기에 앞서 세동맥(細動脈, arteriole)이라고 하는 부분이 있는데 혈압이 높게 된다는 것은 전신에 있는 세동맥이 수축하여 가늘게 되고, 혈류에 대한 저항이 높게 되는데 이를 극복하고 모세혈관에 충분한 혈액을 보내기 위해서 심장이 심하게 수축하기 때문에 혈압이 올라가게 된다.
이와 같이 세동맥은 고혈압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세동맥은 안저검사로써 쉽게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다.
세동맥을 간단하게 생생한 모습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은 우리 몸에서 안저 이외에는 없다.
이렇기 때문에 혈압이 높은 사람은 안과에서 안저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어떤 변화가 안저에서 발생하며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설명하기로 한다.
혈압이 높게 되면 최초로 인정되는 안저변화는 망막의 세동맥이 수축되어 가늘어 보인다.
이러한 수축이 지속되면 세동맥에 경화(硬化)가 발생한다. 즉 세동맹 경화이다.
그리고 경화가 진행되면 망막에 출혈 및 백반(하얀 반점:白斑)이 보이게 된다.
더욱이 고혈압이 진행되고 콩팥(신장)의 작용이 악화되면 악성 고혈압증이 되어 시신경유두가 붓게 된다.
▲ 형광안저 사진(좌안) 형광색소인 플루오레세인나트리움을 팔꿈치 정맥에 주사하고 안저혈관에 도달한 형광색소를 관찰함과 동시에 사진촬영을 한다. 안저질환의 진단에 불가피한 검사이다. 혈압이 높게 되는 것은 콩팥이 나쁘기 때문에 내분비계에 이상이 있는 등의 원인을 알 수 있는 것과 원인불명의 본태성 고혈압이 압도적으로 많고, 이 고혈압증에 관해서는 안저검사 결과로부터 이들 환자의 생존기간을 대략 예측할 수 있다는 조사도 나와 있다.
예를 들면 안저에 시신경유두의 부종이 있으면 80~90% 정도의 사람이 1년 이내에 요독증(尿毒症)으로 사망한다는 통계도 발표되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고혈압증의 진료에는 반드시 안저검사가 필요하다.
또 고혈압증으로 눈에 생기는 질환은 망막정맥분지폐색증(網膜靜脈分枝閉塞症)이라고 해서 안저출혈을 일으키고 시력을 악화시키는 것도 있다.
이것은 경화된 동맥이 정맥을 압박해서 정맥의 혈액이 되돌아오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정맥에서 흘러 넘쳐 출혈이 생기는 병이다.
안저검사는 안저를 육안으로 관찰함으로써 고혈압, 동맹경화 등에 의한 전신의 혈관변화를 간단히 유추할 수 있는 의미에서도 중요하다.
안저검사에는 육안검사방법과 망막혈관촬영(형광안저촬영)방법이 있다.
안저검사 기구로 과거에는 검안경, 세극등(Hruby 렌즈, Goldmann 콘택트렌즈) 등을 사용하였으나 오늘날에는 안저 촬영기술의 발달로 망막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촬영까지 함으로써 망막의 변화를 자세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