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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뚝 떨어지는 안경원 매출… 전국 곳곳이‘빨간불’
  • 고수영 기자
  • 등록 2015-11-16 23:05:16
  • 수정 2015-11-16 23: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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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지 조사 결과 일선 안경원 매출 전년 비해 평균 37% 이상 급락
  • 안경원 증가, 인구 및 소비 감소로 해마다 매출 하락


▲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안경원의 매출이 대폭 하락하면서 안경업계 불황의 골이 더욱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국내 한 안경원의 내부 전경(이 자료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일선 안경원의 매출이 해마다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감소가 더 심한 곳은 1~2인이 근무하는 안경원이고, 이 같은 매출 감소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 전부터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본지가 서울 남대문의 모 국산 안경렌즈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일반 안경원 5곳을 무작위로 선별해 주문 금액의 추이를 살핀 결과 안경원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이들 5곳의 안경원은 다른 렌즈 유통업체를 이용하지 않는 안경원들로서 지난해 10월과 올해 10월의 주문 금액이 평균 37% 가량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심지어 서울 은평구의 모 안경원의 경우 지난해 10월에는 국산 안경렌즈를 5백만원 이상 구입한 반면 올해는 무려 63%가 떨어진 1백 9십만원 가량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1 참조).



본지가 임의로 추출한 5곳의 안경원의 지난 10월의 안경렌즈 총 주문금액은 11,371,400원으로서 지난해 같은 달에 18,156,500원에 비해 37.4% 포인트 감소했다.


부산시 부산진구의 한 안경렌즈 유통업체 대표는 “거래하는 안경원의 매출 규모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바로 국산 안경렌즈 도매업체”라며 “솔직히 우리 회사의 올해 매출은 작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회사의 매출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안경원의 매출이 줄었다는 것을 뜻한다”며 “우리 회사의 매출 규모를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해보면 당시의 30%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안경렌즈의 주문이 이처럼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그는 “해마다 안경원 숫자가 늘어나 시장상황이 좋아졌다고 착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요즘 안경원에서 주문하는 렌즈량은 예전의 절반도 못 미친다”며 “특히 렌즈 도매상을 20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지만 올해 같은 불경기는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남대문에서 20년 가까이 안경렌즈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K사도 형편은 마찬가지다. 이 업체의 한 관계자는 “2000년대 이전까지는 안경원의 렌즈 주문량이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는데, 그 이후에는 해마다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며 “안경원이 이처럼 해마다 매출이 감소하는 이유는 성인에 비해 안경의 교체주기가 빠른 10대 연령층 인구가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비 감소 → 내수 침체 악순환 되풀이

안경업계 관계자들은 해마다 안경원의 매출이 떨어지는 이유가 업계 내부에 고착화되어 있는 구조적인 문제와 인구 및 소비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국내의 경기가 계속 하락하는 속에서 매년 안경원이 기형적으로 증가해(본지 제134호, 2015년 8월 15일자) 과당경쟁과 객단가 하락을 부추기고, 여기에 라식 라섹수술 인구가 늘어나는 등 업계 안팎에 각종 제약 요인이 많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많은 안경업계 관계자들은 안경원의 매출 하락이 앞으로 더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밝힌 ‘한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안경을 자주 교체하는 연령층이 줄고 있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1990년대 우리나라 0~14세 인구는 전체의 25.6%를 차지했지만 2010년대에는 16.1%로 급감하고, 향후 2020년대에는 13.2%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인의 평균 안경 교체주기가 2~3년인데 비해 청소년들은 평균 6개월이란 것을 감안하면 안경원의 주요 고객인 14세 미만 연령층의 감소가 안경원의 매출 부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안경원의 매출 하락 요인은 또 있다. 바로 국민의 소비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공개한 국내의 지난해 가계부문의 순저축률은 6.09%로 2013년보다 1.19% 포인트 높아졌다.


기준금리가 연 1.50%까지 내려가면서 예금금리가 떨어진 상황에서 오히려 저축률이 해마다 늘고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불투명한 경제상황과 고령화에 따른 노후대비에 나섬으로써 소비를 줄이는 대신에 저축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저축의 증가는 내수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올해 저축률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이 발표한 자금순환 통계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국내의 2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운용 증가액은 61조 8천억원으로 1분기 때의 43조 7천억원보다 18조 1천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가계가 시장에서 소비하는 자금이 그만큼 줄었다는 것으로 결국 소비 감소→내수 침체→기업활동 위축→성장잠재력 하락의 악순환이 되풀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안경원 원장은 “대부분의 안경사들은 매출 부진의 원인을 안경원이 많기 때문이라며 문제를 외부로 돌리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의 문제는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며 “개인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국가적 불경기 속에서도 안경은 반드시 수요가 필요한 준의료기기인 만큼 다른 안경원과 차별화된 서비스와 아이템으로 무장하면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선 안경사들의 주름살이 깊어지는 가운데 당분간 안경원의 매출 감소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어 특단의 조치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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