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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 고객 없는 안경원… 곳곳서 비명
  • 김태용 기자
  • 등록 2016-07-01 16: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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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경원의 효자품이던 선글라스 업체들의 증정품으로 전락
  • 일각에선 기술료 청구와 저가격으로 대응책 모색


올해 들어 유난히 안경원에 선글라스 고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는 말들이 무성하다.

 

십 수 년 전에 안경원의 연중 전체 매출의 35% 안팎을 차지하던 선글라스의 매출이 완전 실종되었다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일선 안경사들의 이 같은 하소연은 일부 매장에 국한된 푸념이 아니고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선글라스는 현재 온라인, 백화점, 면세점에 이어 이제는 심지어 서점에서까지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대형 의류업체는 8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사은품으로 선글라스를 증정하고, TV 홈쇼핑은 앞 다투어 ‘전화 문의만 해도 선글라스를 무료 증정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10년 전까지 안경원의 고유 판매품인 선글라스가 이제는 돈을 지불하고 구입하는 상품이 아니고 고객 사은용 제품으로 전락한 것이다. 대중들의 패션에 대한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누구나 한 두 장씩은 구비하고 있는 선글라스의 소비가 정작 안경원은 혜택은커녕 외면만 받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는 시간 지날수록 안경원 외면

경기도의 한 국산 하우스브랜드 생산•유통업체는 안경원으로 판매되는 선글라스가 지난해에 비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연중 최고 성수기인 6월이 지나기도 전에 벌써부터 여러 안경원에서 올해 구입한 선글라스를 교환•반품해달라는 독촉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유통업체 대표는 안경원에서 선글라스 사입 자체를 하지 않는다며 “솔직히 말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안경원의 선글라스 판매는 사실상 끝난 상태”라고 잘라 말했다.

 

경남의 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관계자는 “전체 가맹점의 선글라스 매출이 3년 전에 비해 적게는 40%, 많게는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며 “안경원에서 선글라스 판매를 높이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판매점보다 좀 더 싼 가격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마다 안경원에서 선글라스의 판매가 줄어드는 사실은 지난 4월 본지가 서울의 일반시민 204명을 대상으로 선글라스 구입처의 설문조사에도 잘 나타나 있다. 이때 조사에서 안경원에서 선글라스를 구입했다는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8.8%(18명)에 불과했다(본지 제150호(2016년 4월 15일자) 참조).

 

 

안경테까지 뺏긴다는 위기의식 팽배

안경원의 이 같은 선글라스 시장상황에 대해 대형 수입업체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안경테와 선글라스를 아무나 판매해도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공산품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경원의 판매가 줄기 시작했다”며 “유통업체들은 이미 안경원을 거래처의 맨 마지막 후순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프랜차이즈 체인본부의 관계자는 “안경원에서 선글라스가 줄어드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유통구조의 열악함 때문”이라며 “외국계 수입업체 대부분이 안경원사업부보다 백화점이나 면세점사업부의 인원이 3배 이상 많은 것은 이미 안경원이 유통업체들에게 들러리가 되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경원이 선글라스의 다양성과 브랜드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이 빈약한 것도 고객들이 외면하는 요인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처럼 일선 안경원에서 선글라스 판매가 급감하면서 국내 대형 A프랜차이즈는 최근 1만원 대의 저가 선글라스를 구입 판매해 안경원을 외면하는 선글라스 고객을 되찾겠다는 역발상 대책을 내놓았다. 저가 아이웨어를 구입하는 일정 수의 고객층을 인터넷이나 노점상과 비슷한 가격대로 선글라스를 품질 보증까지 해주면 판매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 체인본부의 고위 관계자는 “자사의 저가 전략은 고급 선글라스를 판매하겠다는 일부 가맹점들의 반대로 결집력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지만 떠나버린 고객을 재흡수하려면 가격 경쟁력을 갖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이 같은 안경원의 현실을 직시한 서울시안경사회(회장 김종석)는 지난 23일 개최한 제6차 상임이사회에서 안경원의 선글라스의 판매 향상을 위한 대응책을 집중 논의하기도 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상임이사는 “안경류가 다른 유통루트로 확산되면서 안경원의 매출이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며 “우리 안경사회는 이 같은 불합리한 상황을 역전시키고, 업권을 수호하기 위해 포괄적인 개념의 기술료를 부과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그는 “국가에서 인정하는 안경사가 시력검사와 조제가공, 피팅을 공짜로 해주는 직업으로 전락한 것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지금처럼 선글라스를 방치할 경우 몇 년 후에는 도수테까지 안경사의 손을 벗어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안경사들 사이에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 기능공으로 밀려나고 있는 안경사들의 보다 강력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전체 안경사들의 의식변화, 역발상 대응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 ➀ 면세점 내에 마련된 선글라스 판매 부스 ➁ 24시간 편의점 ③ 액세서리 가게의 선글라스 매대 ④ TV 홈쇼핑의 선글라스 판매 채널 온라인에서 고객 사은품으로 증정되는 고글 ⑤ 공항 면세점 ⑥ 백화점 내의 선글라스 판매 부스 ⑦ 대형마트 입구에 마련된 선글라스 판매 부스 ⑧ 아울렛에 위치한 대형 수입브랜드 유통업체의 직영점 ⑨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선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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