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연맹(회장 강정화)이 컬러콘택트렌즈의 함수율 및 산소투과율의 표시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소비자연맹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컬러 콘택트렌즈 수요가 증가함으로써 이의 사용과 관련한 합병증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는 렌즈 표면의 거칠기, 색소층의 위치, 낮은 산소투과율 및 착색제의 용출 등이 지적되어 눈에 위해가 높아질 위험성이 크다’며 ‘현재 시판 중인 컬러 콘택트렌즈 9종을 조사했는데, 색소층이 렌즈 재질 내에 있는 것은 조사대상 9개 제품 중 2개 제품이었고 7개 제품은 렌즈의 표면에 색소층이 있었고, 제품 구매 시 소비자가 참고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컬러 콘택트렌즈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비자연맹의 관계자는 “최근에는 한류열풍으로 인해 아이돌 가수 및 배우들이 착용하는 컬러렌즈 정보가 블로그, SNS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해외 관광객들의 구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영국과 미국에서는 전체 콘택트렌즈 착용자 중 컬러 콘택트렌즈 착용자가 1% 이내인데 반해 국내에서는 약 30%로 컬러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비율이 매우 높음으로 함수율과 산소투과율 등의 정확한 정보표시로 소비자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내 콘택트렌즈 생산•유통업체는 소비자연맹의 이 같은 입장에 대체적으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국내에서 생산 유통되는 콘택트렌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ISO 13485 규정에 의해 50여 가지 항목의 테스트를 통과한 안전한 제품으로 여기에 함수율과 산소투과율을 추가 기재하라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찾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대한콘택트렌즈제조협회(회장 강응태)의 한 관계자는 “콘택트렌즈의 일반적인 원재료로 쓰이는 DK10의 헤마 재질이 안전하다고 확인된 것은 1960년대 후반으로써 DK값은 10정도만 되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인체에 중요한 비타민도 하루 10mg 이상을 먹으면 나머지는 쓸모없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것처럼 DK값이 높을수록 제품이 좋다는 정보는 잘못된 상식”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특히 DK 수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실리콘 함유를 높일 수밖에 없는데, 이는 곧 콘택트렌즈의 착용감을 포기하라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그는 “원데이나 1개월용 등 용도에 따라 DK와 함수율의 비율이 다른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는데, 이런 부분을 무시하고 무조건 DK와 함수율 수치가 중요하니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DK와 함수율의 상관관계를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소비자연맹는 이번 보도자료를 통해 ‘조사대상 9종 모두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인정함으로써 컬러 콘택트렌즈가 품질에 아무런 하자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심각한 문제를 발견한 것처럼 DK와 함수율 표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대국민에게 홍보하는 것은 국내 콘택트 업계를 고사시키는 처사라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경남의 한 콘택트렌즈 제조업체 대표는 “지난해 식약처에서 의료기기와 관련된 기준규격 설정 당시 업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관련사항을 표기하지 않기로 정했는데, 뒤늦게 소비자연맹이 이를 다시 거론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며 “솔직히 우리 생산업체들은 이번 소비자연맹의 발표가 안과의사 단체들의 입김이 아니면, DK 수치의 표기를 즐겨하는 외국계 콘택트렌즈 업체들의 로비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02)795-8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