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 회원 10명 중 8명 이상인 81.6%가 대한안경사협회의 협회장을 직선제로 선출하는 것이 좋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결과는 내년 2월 실시 예정인 제20대 대안협 협회장 선거 10여 개월을 앞두고 본지가 실시한 對안경사 설문조사의 결과이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는 본지가 지난 2014년 9월에 실시한 동일한 조사에서 직선제를 선호하는 안경사가 79.4%였다는 것을 감안할 때 3년 전보다 직선제를 선호하는 안경사가 약간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본지에서 지난 4월 5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간 서울•경기•인천•대전•경북•전북 등 전국 6개 권역의 현역 안경사 회원 2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는 연령별, 성별, 지역별 배분 등 조사대상의 표본치 선정에 의해 실시되었다.
대다수가 ‘협회 발전에 직선제가 유리’ 응답
우선 ‘대안협 협회장을 선출할 때 대의원을 통한 간선제와 회원이 직접 선출하는 직선제 중 어느 방식이 좋은가’를 묻는 설문에는 응답자의 81.6%(217명)가 ‘직선제가 좋다’고 응답했다.
이에 반해 ‘간선제가 좋다’는 답변은 14.7%(39명)에 그쳐서 안경사의 절대 다수가 직선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Q1 참조). 협회장 선출에 대한 협회 및 시도지부 집행부의 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또한 ‘협회 발전과 안경사 업권 확대를 위해서는 어떤 선출 방식이 효과적인가’를 묻는 항목에는 84.6%(225명)의 안경사가 ‘직선제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꼽았다.
협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하자고 응답한 81.6% 보다 오히려 많은 안경사들이 협회 발전과 업권 확대에 직선제가 효과적이라고 응답한 것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대의원에 의한 간접선거가 아니라 대다수 일반회원의 지지를 받아 선출된 직선제 회장이 현안 해결에 자신감을 갖고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Q2 참조).
그렇다면 일선의 안경사들이 간선제와 직선제를 각각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간선제를 선호하는 안경사(14.7%)를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묻는 설문에 가장 많은 56.4%(22명)가 ‘시간과 자금의 과다 사용 방지’를 꼽았고, 그 다음이 ‘선거 전후 과열 예방(18%)’, ‘군소 후보자의 난립 방지(12.8%)’, ‘회장 선출의 편리함 때문(7.7%)’ 순으로 나타났다(Q3 참조).
이어 직선제를 선호한 217명(81.6%)의 안경사에게 그 이유를 묻는 설문에는 ‘협회의 민주주의 운영 가능’이 가장 많은 54.8%를 차지했고, 그 다음이 ‘회원에게 참여의식 및 선출권 부여’가 26.3%로 나타나 두 가지 의견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이 설문에 소수의견은 ‘회장 출마자의 공약 이행 강화(11.1%)’, ‘출마자 간의 파벌 형성 방지(4.6%)’, ‘참신한 후보 발굴 가능(2.3%)’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Q4 참조).
직선제 채택은 집행부의 의지 문제
본지는 이번 조사를 실시하며 일반 안경사들이 협회장 선출에 직선제에 대한 열망이 상당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문에 참여한 인천의 한 안경사는 “회장을 간선제로 선출하면 내 의사와 관계없는 협회장 선출라고 생각해 협회에 대한 관심이 적을 수밖에 없고, 직선제로 선출하면 회원들의 협회에 대한 참여도가 높아져 협회가 더욱 튼튼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내의 대다수 직능단체는 대의원에 의한 간선제로 협회장을 선출하고 있다. 직선제를 채택한 의료인단체는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이고, 대안협과 유사한 대한물리치료사협회 등 나머지 7개 의료기사단체는 모두 간선제로 회장을 선출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의 한 안경사는 “많은 직능단체들이 간선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직선제보다 간선제가 지닌 장점이 더 많은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의 한 안경사는 “적잖은 사람들이 과다비용 문제로 직선제가 힘들다고 말하지만, 온라인과 우편투표 등으로 직선제를 치르면 큰 비용이 들지 않아서 결국 직선제 시행은 책임 있는 사람들의 의지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그동안 대의원제와 선거인단제와 같은 간접투표 방식의 선거제도를 고수해온 대한치과의사협회가 회원들의 다양한 민의를 반영한다는 의견이 비등해지자 올해 선거부터 직선제로 전환했다.
지난 4일 직선제를 처음 채택해 선거를 치른 치협은 2차 결선투표까지 치르는 치열한 선거 끝에 김철수 후보가 제30대 신임 협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치협의 첫 직선제 선거는 총선거권자 1만 3,9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우편투표로 실시되었는데, 실제 투표에 참가한 회원은 9,120명(투표율 65.6%)이었다.
치협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장을 직선제로 선출할 경우 선거비용이 과도하게 소요될 것이란 우려가 많아 논란이 심했는데, 실제로 직선제를 치른 결과 선거비용이 간선제와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올해 실시한 첫 직선제 선거가 일부 후보 간의 네거티브전과 선거과정의 몇몇 오류가 있었지만,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은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안협 중앙회의 한 상임이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직선제 선출은 2003년 제15대 홍지화 회장의 선거공약으로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 늘상 거론되는 주제”라며 “협회 중앙회 역시 언젠가 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회원들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는 조사 주제와 다소 동떨어진 설문을 실시했는데, 그것은 ‘역대 대안협 회장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조사였다.
이 설문에서 역대 회장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만족’과 ‘만족’이 각각 7.5%(20명)와 1.5%(4명)에 불과해 만족하는 비율이 9%에 그친 반면, ‘불만족하다’는 의견은 44.7%(119명), ‘매우 불만족하다’는 의견은 19.6%(52명)로 각각 조사되어 불만족 비율이 무려 64.3%(171명)를 차지했다(Q5 참조).
이어 ‘보통이다’는 의견은 26.7%(71명)에 그쳐 결국 간선제로 선출된 회장이 회원들의 만족을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이고, 이젠 다수 회원의 뜻에 의해 직선제로 선출되는 회장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는 서울•경기•인천•대전•경북•전북 등의 현역 안경사 266명을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 간 1대1 면접과 카카오톡•페이스북 등 SNS 메시지 조사를 통해 실시되었다. 조사대상은 남자가 172명, 여자는 94명 등으로 이번 조사의 신뢰수준은 97.3%, 표본오차는 2.6%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