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더 이상 우물쭈물하면…
  • 본지 허선
  • 등록 2017-10-16 16:02:46

기사수정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묘비명은 아일랜드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에 적힌 글이다.

 

원래는 오래 살다보면 언젠가는 죽어서 이렇게 묻히게 될 것을 생전의 자신은 벌써부터 알고 있었다인데 조금 익살스럽게 표현된 후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버나드 쇼는 임종할 때도 나는 다시 산다면 내가 될 수도 있지만, 한 번도 되어보지 못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인간에게 놓인 두 갈래 길에서 가보지 않은 다른 길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에서 나온 말이리라.

 

버나드 쇼의 묘비에 적힌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묘비명을 보면 마치 국내 안경원을 향해 던지는 교훈 같기도 하다.

 

그동안 국내 안경원들이 버나드 쇼의 묘비명처럼 온라인에서 고객을 빼앗아가는 데도 우물쭈물하고, 백화점과 면세점에 고객을 잃어도 우물쭈물해 왔다. 심지어 전쟁터에서 가장 치욕이라는 내부분열, 즉 같은 안경원끼리 서로 잡아먹으려고 가격파괴를 일삼아도 누구 하나 말리는 사람 없이 우물쭈물 허송세월만 보냈다.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소비자의 니즈가 시시각각 바뀌는 데도 안경사들은 옹고집 노인처럼 20년 가까이 그 자리에서 우물쭈물 시간만 흘려보낸 것이다.

 

요즘 업계에서 새어나오는 한숨소리는 예전과 전혀 다르게 깊고 깊다. ‘올해 9월부터 지독할 정도로 장사가 안 된다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해마다 추석 전후에 매출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해도 이 정도까지 떨어진 적은 없다고 안경사들이 아우성이다.

 

매출 하락이 얼마나 심각했으면 서울 중심지에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A급 안경원을 40여년 운영해온 안경원 원장이 고개를 내두르고 있다.

 

한번 후퇴하기 시작한 산업은 웬만한 노력과 자기반성이 없으면 제자리를 찾기 쉽지 않다. 그러나 위기 극복은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일깨워 위기에 공동 대처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안경원이 매출 하락에서 탈출하려면 안경사 모두가 힘을 합쳐야 되고, 비효율적이고 역효과를 일으키는 우물쭈물을 걷어내야 한다.

 

모든 안경사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된다. 이제는 조그만 실수도 피해가 수십 배 크게 다가올 정도로 힘이 빠진 곳이 안경업계다.

 

조그만 실수가 쌓이면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나 혼자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이기심이 성행할수록 안경원의 앞날은 어두워진다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지금 국내 안경원은 구명보트 없는 배와 같다. 몇몇 안경사들이 자기만 살겠다고 구명보트를 빼돌린 때문이다. 그 결과 지금의 안경원은 자신감마저 잃어버렸다.

 

그러나 업계가 이 지경에 놓인 것은 몇몇 사람만의 책임이 아닌 모든 안경사들의 공동 책임이다. 배에서 구명보트를 빼돌린 사람을 수수방관 쳐다본 것도 책임이라면 책임이다.

 

누구한테 책임을 떠넘기고 흉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정말 안경사에게는 이제 더 이상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국내 안경원의 연평균 매출은 ‘2억 1,850만원’ 국내 안경원의 2022년도 연평균 매출이 2021년보다 5.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국세청(청장 김창기)은 예비창업자 등이 생활업종 통계를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통계로 보는 생활업종’ 콘텐츠의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국세통계포털(TASIS)을 통해 제공하는 ‘통계로 보는 생활업종’콘텐츠에선 업...
  2. 봄철 ‘항히스타민제’ 과용 주의 당부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가 지난달에 봄철 꽃가루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제의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항히스타민제’의 올바른 사용정보를 공개했다.  항히스타민제는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하는 주요 매개체인 ‘히스타민’의 작용을 막아 콧물, 재채기 등을 완화하는데 사용되며, 일반의약품...
  3. 망막박리 치료하는 인공 유리체 개발 망막박리 치료를 위한 인공 유리체가 개발되었다.  지난 1일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동아대학교병원 합동연구팀은 망막박리 치료에 알지네이트를 활용하는 연구결과를 과학 및 임상적 응용을 다루는 국제저널인 「Biomaterials」에 발표했다.  해당 솔루션은 해초에서 추출한 천연 탄수화물을 기반으로 하는데, 유리체는 수정...
  4. 안경사를 진정한 전문가로 만드는 안경 피팅④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몰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마존이 전자책 시장에서 ‘킨들’을 성공한 것에 힘입어 개발한 것이 스마트폰인 ‘파이어폰(Fire Phone)이다.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2014년에 출시한 파이어폰은 4.7인치 고화질의 터치스크린에 13메가 픽셀 카메라 내장 등 기...
  5. 혈당 측정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 눈물의 생체지표를 통해 정확히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콘택트렌즈가 개발됐다. 지난 6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공학교실 김자영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실시간으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당뇨병은 대부분의 신체 부위에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실시간 혈당 측정은 치료에 매우 중요한...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