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누구의 간섭 없이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인다’고 말한 이는「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의 저자 아담 스미스이다.
그렇다면 그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은 무엇일까. 그것은 간단히 말해 ‘품질과 가격’이다. 누구의 인위적인 힘이 없어도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품질과 가격에 의해 시장을 자연스럽게 작동시킨다는 것이 그의 이론이다.
지금 국내 안경업계는 가격경쟁이 최대의 논쟁거리가 된 지 오래이다. 소비자가 먼저 가격파괴를 원한 것은 아니지만 안경원들이 스스로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안경원 운영과 유통의 풍부한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체인 사업에 뛰어든 무판안경콘택트. 무판의 최진욱 대표는 ‘망해가는 안경원 살려드립니다’라는 파격적인 광고 문구를 내세우며 또 하나의 체인 신화를 작성하고 있다.
- ABC렌즈와 안경원에 이어 무판안경콘택트 체인을 시작했습니다. 업종 변경인가요?
“(웃음). 사업 확장도 변경이라면 변경이죠. 우리 무판은 그동안 일회용 콘택트와 안경렌즈를 전국 800여 안경원에 공급하면서 아쉽게 느낀 점을 개선한다는 차원에서 설립했습니다. 안경원은 너나없이 물건이 넘쳐나는데 고객은 정작 시간이 지날수록 줄고, 그 결과 안경원마다 진열된 상품이 트렌드에 뒤처지고 재고는 쌓이고, 그렇다고 프랜차이즈에 가입하고 싶은데 가맹비와 월 관리비, 인테리어 교체비와 제품구매 등 만만치 않은 투자금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을 보고 시작한 프랜차이즈가 곧 무판입니다. 광고 제목을 ‘망해가는 안경원 살려드립니다’라고 했던 것은 그만큼 요즘 안경원의 상황이 너무 안 좋기 때문입니다. 무판안경콘택트는 지금까지 경험한 유통의 노하우를 안경원과 나누고 싶어서 시작한 사업입니다.”
- 회사가 설립 반년도 안 되어 성과가 좋습니다.
“사업을 시작한지 이제 4개월이 조금 넘었는데, 고맙게도 지금은 19호점의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 정도까지 반응이 좋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 가입 숫자가 그렇게 많나요?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입소문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무판 가입 후 매출이 예전보다 많이 뛰었다는 가맹점이 많습니다. 울산의 모 가맹점은 매출이 400만원대에서 가맹 후 현재는 3배가 넘는 1300만원대의 매출이 고정적으로 나옵니다. 인테리어 비용을 많이 들여서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제품을 많이 구입해 진열장을 채워 매출을 올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 투자금이 전혀 없이 매출을 서너 배 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 현재 일부 안경원의 ‘누진렌즈 반값할인 판매’에 비난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무판체인에 우려를 보내기도 합니다.
“요즘 ‘무판이 제2의 U안경 아니냐’하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자신 있게 말씀드리지만 저희 무판은 경쟁력이 뛰어난 체인일 뿐 업계를 파탄시키는 업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가맹점 원장님들에게 ‘수익을 내야 안경원이 운영된다’ ‘수익이 없는 비즈니스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강조합니다. 여기서 ‘수익’이란 단순하게 가격파괴가 아니라 타 안경원과 비교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받아 경쟁력 있게 판매해 수익을 낸다는 것을 말합니다. 현재 무판 체인점들은 충분한 고부가가치를 올리며 운영되고 있습니다. 우리 무판은 가격파괴를 일삼는 안경원처럼 모든 제품을 싸게 판매하는 가격경쟁은 결코 하지 않습니다.”
뜨거운 호응으로 내년 60호점 가맹 목표
- 가맹비와 월 관리비가 무료인 것도 장점입니다. 본사 수익은 어떻게 내나요.
“많은 안경사 분들이 관리비나 가맹비도 없이 체인본부가 어디서 수익을 내는지 의아스럽다고 합니다. 우리도 가맹상담을 할 때 그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그런데 답은 간단합니다. 본사는 가맹점이라는 안정적인 판로가 있어서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생산 구입하고, 가맹점은 좋은 제품을 값싸게 구입하니 본사 제품을 구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야말로 박리다매로 수익을 내는 것이 우리 무판의 운영 방법입니다. 결국 체인 본사가 얼마만큼 양심적으로 이익을 내느냐가 문제인 것이죠. 실제로 우리 무판은 강제로 물건을 사입하라는 조항이 없는데도 전국의 가맹점이 많으면 하루에 한 번,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본사로 제품을 주문합니다. 본사와 가맹점이 서로서로 윈윈하고 있는 것이죠.”
- 가맹점 원장들의 반응이 좋겠습니다.
“좋죠. 어느 가맹 원장님은 우리에게 ‘살려줘서 고맙습니다’라는 말도 합니다. 너무 떨어진 매출을 고민하다가 무판 가입 후 20~30대의 고객들이 찾아오니 희망이 보인다고 기뻐하십니다. 정말로 요즘 가맹 원장님들로부터 많이 듣는 얘기가 ‘본부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고맙다, 희망이 보인다’ 입니다.”
- 내년까지 목표하는 가맹점 수, 또 가맹점을 위한 프로모션은 무엇인가요.
“현재 서울지역에서 많은 상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내년 초까지는 30호점, 내년 말경에는 60호점 이상을 예상합니다. 또 우리 무판이 가맹점을 위한 프로모션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돈을 안 들이고 어떻게 효과적으로 매출을 올리느냐’를 고민하는 것이 단 하나의 프로모션입니다. 많은 자본을 투입하면 누구나 잘하겠지만, 우리 무판은 자본 투입이 거의 없이 매출을 올리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재 본부는 일회용 팩렌즈와 안경렌즈, 또 안경테와 선글라스를 돈을 들이지 않고 공급하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 안경업계가 어떻게 변할까요.
“요즘 일선의 안경원은 불경기와 비수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안경업계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말처럼 모든 것을 바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하게 바꿀 것은 고객에 대한 안경사의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에게 말 한마디, 행동 하나부터 바꿔야 합니다. 외람된 말이지만 안경원이 저마다 자기만의 컬러를 찾는 것이 불황을 이기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최근 무판안경 체인본부는 ‘지금 같은 추세라면 내년 말까지는 최소 가맹점 60호점을 오픈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지난 4개월간 이룩한 성과를 봤을 때 이 정도의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만큼 요즘 무판안경체인은 희망찬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