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는 인종 등에 따라 차위(差違)… 지성의 콧대는 높이는게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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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학에서는 코(鼻)를 인격을 표현한다고 한다.
이목구비(耳目口鼻)의 안면, 백점만점에 코에 20점이라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코는 외비(外鼻)에 나타난 외견 말고도 안으로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갖고 있다. 후각 기능은 다 아는 사실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호흡기능이다.
코는 상기도(上氣道) 기시부(起始部)에 자리하고 있다. 비공부(鼻孔部)에서부터 비강(鼻腔), 부비강(副鼻腔), 상인두(上咽頭)로 연결되어 있다.
코는 인종과 기후에 따라 콧구멍이 넓기도 하고 좁기도 하다. 코는 대체로 삼각추체형(三角鎚體形)으로 되어 있다.
코끝을 비첨(鼻尖), 코뿌리는 비근(鼻根), 콧날이라고 불리는 비량(鼻梁), 콧구멍(鼻孔)과 양 구멍 사이의 기둥인 비교(鼻橋) 또는 비중격(鼻中隔), 콧구멍을 지붕처럼 감싸 안은 부분인 비익(鼻翼), 비교 밑에 있는 오목한 인중(人中)이 있는 건 다 아는 사실.
인간의 후각기능은 여느 포유동물보다 못할 때도 있지만 매우 심한 악취에는 인내의 한계를 넘는 악취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코로 인한 질병도 많다. 먼저 코 안에 혹 같은 게 나서 답답한 비용(鼻茸), 그밖에 비후점비염, 그리고 지난날에 흔한 콧병으로 알려진 이른바 축농증(蓄膿症)인데 본디 의학 진단명은 상악동부비강염(上顎洞副鼻腔炎)이다.
상악동에 고름이 찼다고 해서 축농증이라고 속진(俗診)된 것은 충수염(蟲垂炎)이 맹장염으로 알려진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상악동은 감기가 자주 들어 비내 분비물이 흘러들어 쌓여 축농증만 유발시키는 이른바 병소(病巢)적인 역할만 하는 것일까…. 인후염이 병소가 되는 편도(扁桃)처럼 말이다.
편도선염이 상기도염(上氣道炎)의 첫 신호처로 긍정적인 면도 있듯이 상악동도 언어발성의 공명함(共鳴函) 구실을 한다. 안경은 귀걸이 이전에 코걸이가 먼저였다. 안경을 끼면 코가 새삼스럽게 돌출되어 나온다.
코가 관상학적으로 귀보다 후한 점수를 받은 것은‘귀 잘 생긴 거지는 있어도 코 잘 생긴 거지는 없다’는 속언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코가 좋은 의미나 긍정적인 의미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이른바 ‘콧대가 높다’는 말이 그것이다. 이때 콧대란 생리적인 콧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스스로 잘난 체하는 교만이고, 남을 업신여기는 오만함도 바로 그 콧대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인으로 살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관계 속에 살아야 하는 인간의 숙명은 거슬릴 수는 없다. 깊고 넓게 아는 지성의 콧대, 합리적인 이성으로 콧대를 높여가는 도량을 함양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