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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과 졸업생 20%… 안과 취업
  • 김태용 기자
  • 등록 2010-10-06 16: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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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경광학과 졸업생… 근무시간쪾휴일 문제로 안과 선호 경향 높아져
안경광학과를 졸업하는 학생들의 상당수가 안과 병의원으로 진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전국의 48개 안경광학과를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한 결과, 많은 곳은 50% 이상, 적은 곳은 10% 이상 등 졸업생의 평균 20% 이상이 안과에 취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수치는 2010학년도 전국 안경광학과의 졸업생 2,850여 명 중 600여 명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이처럼 안과 취업률이 높아진 원인은 안경원과 안과 간의 근무시간 차이가 가장 큰 이유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안경원의 경우 9시 30분 전후에 출근, 오후 9시 이후에 퇴근하는, 하루 13시간 근무하는 열악한 환경, 특히 휴일 출근이 당연시 돼 있는 풍토가 안과 취업률을 상대적으로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다르게 안과는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에 퇴근하면서 일요일은 휴무를 철저히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광주보건대학 안경광학과의 최순영 조교는 “요즘은 예전 졸업생들과 다르게 근무 시간을 많이 따지는 편이고, 주말에는 쉬어야 한다는 근무 심리가 두드러진 때문”이라고 말하고, 특히 여학생의 경우는 근무 시간 때문에 안과를 선호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고 전했다.

또한, 본지는 이번 조사와 별도로 서울 지역의 안경원과 안과를 각각 10군데씩 표본 조사한 결과, 안경광학과 졸업생의 첫 연봉은 안경원이 1,500만 원, 안과가 1,350만 원으로 조사되어 연간으로는 150만 원 가량 안경원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연봉 차이는 근무지를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주지 않음으로써 안과를 선호하는 데 장애 요인은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도에 수도권의 안경광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 강북구의 한 안과에서 검안을 하고 있는 J씨(24쪾女)는 “시간적 여유가 많다는 것과 각종 안과 장비를 통해 늘상 환자를 접하면서 검안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이 안과의 큰 장점”이라며 “연봉에서 안경원 쪽이 약간 높은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정도 차이 때문에 안과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초임 등에서는 안경원이 우세

그렇다면 졸업생들의 안과 선호 현상에 대해 일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안광과 교수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결론적으로 이번 심층 인터뷰에 응한 21명의 교수들 중 57%인 12명의 교수들이 ‘안과는 졸업생 취업의 하나의 대안’이 되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대구보건대학 안광과의 최계훈 학과장은 “안경원 이외에 또 다른 근무지가 형성됐다는 것은 학생들 취업의 다양성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판매력에 자신이 없는 내성적 성격의 졸업생은 안경원이 아닌 안과에 취업하는 것이 오히려 적성면에서 볼 때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순천청암대학 안광과의 박혜정 학과장 역시 “진로를 선택할 때 특별히 안과를 권하지는 않지만, 요즘에는 학생들 적성에 맞춰주는 상담을 하고 있다”며 “안경사는 업무 특성상 다른 의료기사와는 다르게 의사로부터 독립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안과에서 경험을 쌓는 것도 괜찮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대전보건대학 안광과의 한 교수는 “학생들이 안과를 선호하는 것은 ‘안과가 더 좋다’는 거시적인 관점이 아니고, 단지 근무시간의 차이 때문”이라며 “안과는 몇 년을 근무해도 자기 소견을 말할 기회조차 없지만, 안경원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최종적으로 안경원을 개원할 수 있는 실체적 운영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즉, 안광과 졸업생이 최종적으로 뿌리내릴 곳은 안경원이라는 것이다.

검안 분야 습득은 안과가 큰 장점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안과 취업이 높아지는 이유로 학교 측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학교간 경쟁 측면도 적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시 말해 학과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안경원 대신에 의도적으로 안과 취업을 장려한다는 것이다.

김천대학교 안광과의 한 관계자는 “안경원은 일반적으로 4대 보험 가입이 잘 안되어 있는 반면에 안과는 이 시스템이 잘 지켜지고 있고, 그 결과 학교에서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졸업생을 안과로 보내는 학과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실상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매년 전국 각 학과의 취업실태를 조사하여 이를 대학의 평점 산출의 주요 항목으로 설정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은 근무지 재직증명서만으로 취업을 인정하던 평가 기준에 새롭게 건강보험 가입 증명서를 추가로 제출케함으로써 학교측은 대학 평가를 높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4대 보험이 잘 되어 있는 안과에 취업을 권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안경광학과는 여타 학과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안경원의 4대 보험 가입률이 떨어지는데 따라 교과부로부터 취업을 인정받지 못함으로써 어쩔 수 없이 안광과가 취업이 열악한 과로 전락, 부득이 학교에서는 졸업생의 취업률 실적을 높이기 위해 안과에 취업시키는 것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D대학 안광과의 한 관계자는 “학교 입장에서는 대학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의 응시율에 큰 영향을 주는 취업률 측면을 볼 때나 대학 운영에 잣대가 되는 취업률에서 감독기관인 교과부의 여러 지원 등을 감안할 때 학과 취업률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학교에서 안과 진출을 권유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3~4년 후 안경원으로 돌아오는 졸업생이 절대 다수인 것을 감안한다면, 안광과 졸업생이 최종적으로 근무할 곳은 역시 안경원”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국내의 열악한 취업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던 안광과는 예전과는 다르게 안경원의 4대 보험 미가입으로 취업률에서 상당 부분 누락될 수밖에 없고, 안과 취업을 부추기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안광과 졸업생의 안과 취업률 상승은 학교측의 권유와는 별도로 안경원이 안고 있는 근무시간이나 휴무제 개선, 그리고 4대 보험의 의무 가입이라는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당분간 안광과 졸업생의 안과 취업은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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