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 판매가 안경원이 아닌 제3의 유통처에서 크게 늘어나면서 안경사의 박탈함이 커지고 있다.
최근 봄 시즌을 맞이해 홈쇼핑 등에서 선글라스 판매가 대폭 증가하는 반면에 안경원은 위축 현상이 두드러지며 안경사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일 CJ오쇼핑은 올해 3월 선글라스 판매량이 6만 9천 세트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에 비해 34%, 2년 전과 비교하면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해마다 대폭 상승하고 있다.
특히 올해 국내시장에 선보인 이태리의 모 명품 선글라스를 판매한 롯데홈쇼핑과 아임쇼핑은 목표대비 각각 130%와 150% 이상을 달성하는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달 초 홈앤쇼핑에서 런칭한 프랑스의 모 토탈 명품브랜드 선글라스는 당일 방송에서 판매 목표의 120%를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래 홈쇼핑에서 이처럼 선글라스 대박 행진이 일어나는 것은 몇 가지 요인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홈쇼핑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대표적 멘트는 해당 선글라스가 한국인들의 얼굴형에 잘 맞게 별도로 제작된 코리안 스페셜 라인이란 점과 명품의 이름값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자극하려는 듯 대부분이 선글라스를 단품이 아닌 2종 혹은 3종으로 모델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느낌을 갖도록 10만 원대 이하로 책정해 고객을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홈쇼핑에 선글라스를 전문적으로 납품하고 있는 모 수입업체의 관계자는 “홈쇼핑 측과 긴밀히 협조해 추가방송을 추진하고 있는 자사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150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의 ‘안경원과의 거래는 고려하지 않는가’란 질문에 그는 “사업 초반 몇몇 대형 안경원과 거래를 했으나 결제와 납품 등에서 문제가 많아 현재는 홈쇼핑만 거래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의 한 안경원 원장은 “안경원에서 선글라스 판매는 거의 실종된 상태로서 더 큰 문제는 이를 개선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점”이라며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하는데, 안경원의 선글라스는 날개도 없이 그대로 떨어져버렸다”고 토로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안경사는 “안경원에서 선글라스를 판매하는 숫자는 극소수로서 이제 선글라스 고객은 피팅 아니면 렌즈갈이 고객만 찾아온다”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해 본지가 20대 소비자 18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귀하는 선글라스를 주로 어느 장소에서 구입합니까’ 라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9%(11명)만이 안경원에서 구입한다고 답변해 충격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