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반이다’란 말이 있다. 시작이라는 무게 위에 시간을 실은 것이다. 실현 가능한가를 시간 위에 심사숙고한 언질이다.
대한안경사협회 새 집행부가 탄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무엇부터, 어느 것부터 시작하고 먼저 손을 대야 하는가를 심사숙고했으리라 짐작한다. 일이란 때맞춰야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경중이 있고 완급이 있다. 따라서 일의 성질에 때맞춰 실효성도 가늠해야 한다.
안경사협회가 법정단체로 출범한 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명언아래 실천의 가능성과 시의적 적절성 등 다각도로 연구 노력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언젠가는 꼭 이뤄야 된다는 명제를 품고 있었지만 차일피일 미뤄왔던 난제들이 몇 개 있다. 그 가운데 중요한 과제는 안경 수가의 문제가 첫 손가락에 꼽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요즘 흔히 일컬어지는 ‘안경원’이란 옥호는 본래 ‘안경방(眼鏡房)’에서 그 유래를 찾아야 한다. 금은방, 시계방, 안경방이 있었는데 모두가 기술업이었다. 현재 상업적 면모가 다분히 갖춰져 있지만 ‘optical’이라는 부제(副題)는 아직도 잔존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옥호, 상호가 어떻게 변해왔는지의 문제보다 수가(酬價)의 통일성이다. 그것은 알게 모르게 시장성에 맡겨 현존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현재는 지난 때와 달리 면허소지자가 개설하는 안경원은 판매 수가가 일괄적으로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이 퍼지고 있는데, 쉽게 수가를 정할 문제가 아님도 협회가 깊이 알고 있어 섣불리 수가조정위원회 같은 부서도 생각 못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수가 결정의 난제 중의 큰 문제는 시력검사 수가는 아예 입 밖에 낼 수 없는 문제다. 왜냐하면 안경사는 안경을 맞추기를 원하는 고객에 한해서 시력검사를 하게 되어 있다. 문제는 맞춤기술료인데 이것도 별문제 될 게 없다. 안경맞춤에 필수불가결한 렌즈와 테(프레임)가 일정한 수가를 정하기가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다.
렌즈나 테 값이 싸고 비싸고, 중•고가품이 있고, 국산과 수입품이 있으며 국내산도 마찬가지지만 안경원에 들여 놓은 가격이 시세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일정한 수가, 판매가를 정할 수 없는 난제가 항존하는 실정에 있는 것이 수가 결정의 어려움에 첫째로 도사리고 있다. 중앙과 지방, 도시와 농촌 등 일정치 못한 판매가도 그 중 문제라면 문제다.
이밖에도 난제가 많이 도사리고 있어 선뜻 협회가 수가 결정을 못하고 있는 이유다. 다음 문제는 안경원 개설에 있어 시설허가, 평수 및 비치된 시력검사에 필요한 광학기기 문제다.
본디 이 시설기준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는데 현재는 그 시설기준 장비가 필요 없게 된 상태라서 문제가 있다. 어떤 안경원에서는 구차스러운 광학기기 비치문제는 차라리 없더라도 현재에 아무런 지장 없으니 문제없다는 팔자 좋은 소리를 뇌까리고 있는 회원도 없지 않지만 천만의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