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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렌즈 가격파괴… 업권 사면초가
  • 합동취재반
  • 등록 2018-05-31 23: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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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경원만 판매하는 법까지 무시하고 전국서 가격경쟁
  • 안경원은 경쟁 중단, 업체는 납품가격 동일화가 정상 판매 첫 단계


▲ 한국안경시장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떠오른 팩렌즈의 가격붕괴는 이제 어떤 식으로든 실질적이고 강력한 조치가 절실해지고 있다. 사진은 팩렌즈의 가격할인을 표기한 안경원의 현수막이다(이 자료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개인의 해외직구만 빼놓고 안경원에서 안경사만 판매한다고 법에서까지 보호하는 콘택트렌즈가 가격경쟁이라는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년 전부터 몇몇 안경원을 중심으로 반값할인’ ‘전국 최저가 판매로 가격경쟁에 내몰린 콘택트렌즈가 현재 전국 각지에서 가격붕괴라는 최악의 상태에 빠져 있다.

 

그 결과 최근 안경사들 사이에는 팩렌즈는 원가 이하로 밑지고 판매하는 제품으로 자리 잡는 기막힌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안경사만 판매하도록 법까지 보호하는 천혜의 시장을 안경사 스스로 파괴하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 안경원, 할인받은 제품으로 가격파괴

현재 일선의 안경사들은 팩렌즈의 가격붕괴의 시초가 한 신생 체인에서 본격화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체인이라는 특혜를 앞세워 업체로부터 최대 30% 가까운 할인 혜택을 받은 콘택트렌즈를 고객을 유인하는 미끼상품으로 홍보하며 가격파괴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업체로부터 할인율을 높게 적용받은 이 체인이 소비자에게 파격적인 가격으로 홍보판매해 주변 안경원의 정상가격을 초토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두 곳의 체인에서 시작된 콘택트렌즈의 과열경쟁에 대형 안경체인도 맞대응에 나서면서 전국의 안경원은 몸살을 앓고 있다.

 

지금은 다소 소강상태이지만, 체인본부 입장에서는 가맹점에 가격경쟁 중단을 요청해도 각각의 가맹점이 자구책에서 가격파괴에 나서면서 전국이 걷잡을 수 없는 가격 혼란에 빠진 것이다. 일선 안경원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팩렌즈의 가격경쟁을 지켜보는 업체들도 착잡하기는 마찬가지다.

 

무기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콘택트렌즈 업체 관계자는 지난 2015년 어느 대형 외국계 회사가 안경원에 최저 판매가격을 책정한 후 지정된 가격 이하로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을 때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재판매가격유지행위 및 구속조건부거래행위로 처분하면서 이 회사에 과징금 18600만원을 부과했었다회사가 다소 강제적인 방법으로 시장가격을 책정했을 때 다수의 안경사들이 내가 구입한 제품을 내 마음대로 판매하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이의를 제기한 이후 콘택트렌즈 업체는 소비자가격에서 손을 떼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업체 입장에서는 공정거래법에 의거해 소비자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으므로 사실상 콘택트 문제는 안경원에서 처리하는 것이 최선이고, 공급가 인하는 차선책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선 안경사들은 팩렌즈의 가격파괴가 업체들에게도 일정 부분은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콘택트렌즈 공급업체들이 안경원의 사입 규모와 지불 조건에 따라 공급가격을 차등함으로써 대형 규모의 안경원들이 가격파괴에 나선다는 주장이다. 그 결과 일선 안경사들은 협회에 업체들이 가격의 차등 공급을 중지할 것을 강력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안경사 입장에서는 양호한 거래 안경원에 대한 업체들의 지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바로 이러한 차등 납품이 악용되어 가격파괴가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선 안경사는 콘택트렌즈의 전체적인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외국에서 유통되는 가격과 비교할 때 국내 가격이 너무 높다는 것이 안경사들의 시각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안경원 원장은 국내시장에서 점유율 높은 외국계 원데이 렌즈 가격이 똑같은 제품을 일본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구입하면 배송비까지 더해도 40% 가까이 저렴하다국내 시장의 공급가가 너무 높으니 소비자들이 해외직구로 몰릴 수밖에 없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안경원 납품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안협, 과당광고 막는 정책 개발 분주

대한안경사협회 중앙회는 지난 25일 국내의 유력 콘택트렌즈 업체 관계자들을 초청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팩렌즈의 가격파괴 근절에 대한 대책을 중점 논의했다.

 

이날 대안협은 업체 측에 팩렌즈 공급가의 차등 판매와 우회 납품, 그리고 글로벌 업체들의 국제시장에서의 가격 격차 등을 거론하며 이의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업체 관계자들은 큰 틀에서는 협조를 약속했다. 다만 업체 측은 콘택트렌즈 업체에서 공급가격을 조정했다고 가격파괴를 잡기는 이미 곤란한 상황이라는 의견이다. 현재 몇몇 체인과 안경원에서 벌이는 가격파괴가 결국은 안경원 자체의 경쟁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무엇보다 안경원의 자정 노력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안경사회의 한 부회장은 업체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콘택트렌즈 업체들이 합심해 가격파괴 안경원에 공급가를 조정해서 납품하면 가격파괴의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공정거래법상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가격경쟁을 무조건 안경사들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도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요인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결국 국내 콘택트렌즈 가격의 과열경쟁을 막기 위한 첫 단계는 안경원 스스로의 자정을 위한 노력과 업체들의 통일된 납품가 공급으로 귀결되고 있다.

 

한편 현재 대안협은 가격경쟁이 첨예한 콘택트렌즈의 난맥상을 바로잡기 위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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