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안경렌즈 시장에 의미 있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몇몇 관련업체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의 기능성렌즈를 소비시장에 확산시키기 위한 對소비자 프로모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
그동안 안경사 대상의 홍보에 전념하던 업체들의 마케팅이 근래 들어 일반 소비자에게 확대되어 지난 수십 년간 웅크리고 있던 안경시장에 중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회사들 對 소비자 이벤트 → 구매심리 자극
그동안 소비자들의 안경렌즈 선택은 거의 대부분 안경사의 조언에 의해 이뤄졌다. 공산품인 안경테와 달리 안경렌즈는 안경사의 전문적인 영역이란 인식이 강했고, 따라서 소비자는 가격대에 맞춰 안경사가 권하는 렌즈를 선택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젠 안경렌즈도 소비자 스스로 지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바로 업체들의 소비자 광고가 크게 늘어난 때문이다.
서울 중구의 한 안경원 원장은 “소비자들이 해외직구 등에서 디스포저블 콘택트렌즈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안경렌즈도 업체 광고 때문에 브랜드 관심이 커졌다”며 “당연히 안경사의 조언이 중요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구매심리 변화와 해외 안경시장에 대한 정보 유입이 맞물려 일어나는 이런 소비자의 선택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안경렌즈 업체 중 對소비자 프로모션이 활발한 대표적인 회사는 에실로코리아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변색렌즈 광고를 버스 외부와 온라인 등에서 진행 중이고, 변색렌즈 트랜지션스를 구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오는 7월까지 캠핑용 빔프로젝트를 선사하는 소비자 이벤트를 전개하고 있다.
다비치안경체인의 對소비자 홍보도 눈에 띈다. 다비치는 지난 5월 한 달간 소비자를 대상으로 ‘개인맞춤형 누진렌즈 업그레이드’ 이벤트를 진행했다. 다비치 가맹점들은 누진다초점렌즈를 맞추면 최대 34%의 가격 혜택을 제공했다.
또한 케미그라스는 케미누진렌즈의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무료로 흠집방지가 되는 강력한 이지스 코팅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지난해 여름 진행해 큰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업체의 다양한 솔루션 홍보 매출 효과 커
안경업체들이 소비자와 보다 더 가까워지려는 노력은 페이스북 등 SNS 마케팅의 활성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칼자이스비전코리아는 최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나의 시력 프로파일’이란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웹브라우저를 통해 설문에 참여하면 눈에 적합한 솔루션을 추천해 주는 방식인데, 런칭 1주일 만에 50만 명 이상의 소비자가 해당 앱을 찾았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외에 많은 안경업체들이 SNS를 활용해 할인 이벤트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전개하며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안경렌즈 업체들이 안경원 대상의 광고만 진행하던 기존의 광고방식을 탈피해 일반 소비자에게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은 안경사 대상의 광고가 한계가 있고, 그만큼 소비자에게 다양한 솔루션을 직접 알릴만한 필요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최근 안경렌즈의 한 업체 대표는 “안경업계 사람들을 만나면 언제나 나오는 얘기가 ‘우리나라 누진시장의 잠재력은 굉장하다’는 것인데, 실상 그 속을 들여다보면 지난 10년간 노안고객 중 누진렌즈를 사용하는 비율은 고작 2% 남짓 증가했을 정도”라며 “따라서 관련업체들이 지금까지의 광고 방식을 벗어나 소비자에게 누진렌즈 등 기능성렌즈의 효용성을 적극 홍보하는 것은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다른 업체의 관계자는 “일부 안경사들은 소비자들이 안경렌즈 브랜드를 지정해 선택하는 것을 껄끄럽게 생각하겠지만, 어차피 안경 조제는 안경사만이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며 “소비자들이 안경렌즈를 선택하는 숫자가 늘어날수록 안경시장의 파이는 더욱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안경사회의 한 부회장은 “의료기기인 안경렌즈의 선택을 일반 소비자에게 맡기는 것도 조금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업체들이 기능성렌즈의 효용성을 소비자에게 홍보하는 것은 시장의 미래를 위해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며 “안경렌즈 업체들의 홍보 덕분에 누진렌즈의 시장이 2~3% 증가하면 가격 붕괴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