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국민이 여름휴가를 떠나는 것과 달리 일선의 안경사들은 여름휴가를 다녀오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본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이용해 전국의 안경사 312명으로부터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있거나 다녀왔는지’를 문의한 결과, ‘휴가를 다녀왔다(다녀올 계획이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8.4%(151명)에 불과했다.
또한 안경사들의 평균 휴가일수를 묻는 설문에 불과 3.2일로 응답해 지난달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올해 근로자 평균 여름휴가 일수인 4.1일과 비교해 하루 가까이 적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서울 마포구에서 근무 중인 한 종사 안경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집에서 방콕 휴가를 보낼 예정”이라며 “원장님과 둘이 근무하는 안경원에서 2~3일 빠지고 휴가를 가려니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경기도 수원시의 한 안경사는 “4~5인 이상 근무하는 중대형 안경원이라면 몰라도 나홀로 안경원이나 2인이 근무하는 안경원은 제대로 휴가를 가질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휴가는 고사하고 하루 11시간, 주6일 근무가 당연한 안경계에서 남들처럼 공휴일이라도 제대로 쉬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인천시 부평구의 한 안경원 원장은 “불황이 계속되는 근래 나홀로 안경원에서 3~4일씩 문을 닫고 휴가를 떠난다는 것은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다”며 “안경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현실에서 대부분의 소형 안경원은 휴가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명시된 연차유급휴가제도는 근로자에게 보장되는 법정휴가로서, 상시 근로자 수가 5명 이상인 전체 사업장에 적용된다.
연차유급휴가제도의 핵심 내용은 1년마다 15일 이상의 유급휴가를 부여하도록 사업주에게 강제하는 것으로, 만일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는 임금(연차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 규정으로써 현재의 대부분의 안경원은 고용인원에서 이 연차유급휴가제도에서 벗어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