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무심코 버리는 일회용 콘택트렌즈가 우리의 먹거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9일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된 제256차 미국화학학회(ACS) 학술대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애리조나주립대의 연구진은 “매년 미국에서 약140억 개의 콘택트렌즈가 쓰레기로 처리지지 않고 하수처리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며 “우리 연구진은 매년 최대 10t에 달하는 플라스틱 렌즈가 무단 배출돼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롤스키 박사는 “소비자가 버리는 콘택트렌즈는 하수처리시설에서 분해되지 않고 입자가 작게 쪼개지면서 5㎜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며 “이 미세플라스틱은 수중의 생물 체내로 들어가서 결국 우리의 식탁으로 되돌아오게 된다”는 우려를 밝혔다.
계속해서 그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 콘택트렌즈가 생물의 체내로 유입되면 분해되지 않고 먹이사슬을 통해 전달되어 농도가 높아지는 생물농축이 일어나 결국 인간이 가장 독성이 높은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의 콘택트렌즈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사용자의 15~20% 가량이 사용한 렌즈를 화장실 세면대나 변기 등에 그냥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미국의 콘택트렌즈 사용자가 4500만명 이상이란 것을 감안하면 하루에 엄청난 양의 콘택트렌즈가 쓰레기로 수거되지 않고 그냥 버려지는 것이다.
국내 역시 콘택트렌즈 폐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규모는 2016년 기준으로 약 2500억원에 사용자 수는 약 6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더구나 10년 전에 장기 착용용 병렌즈가 대부분이었지만, 수년전부터 일회용 디스포저블 렌즈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버려지는 콘택트렌즈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다만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을 인지하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장품, 치약 등 의약외품에 미세플라스틱이 원료로 사용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을 뿐 콘택트렌즈에 별다른 규제가 없다.
한국안경광학과교수협의회의 콘택트렌즈분과위원장인 여주대학교 안경광학과의 이혜정 교수는 “일회용 렌즈가 무분별하게 버려지면 나중에 우리 생태계를 파괴하는 요인으로 될 수 있지만 아직 국내는 일회용 렌즈 폐기에 대한 연구나 논문이 없어서 관련 연구와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의 한 콘택트렌즈 제조업체 관계자는 “패키지에 배출기준 등을 기입하는 등 업계가 미리 무단 배출에 대한 홍보나 준비를 하지 않으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우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