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대다수 안경사가 안경렌즈의 소비자가격 인상을 강력하게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지난 8월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안경사 3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안경사 97.4%가 ‘안경렌즈의 소비자가격을 현재보다 인상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고굴절렌즈의 적정한 소비자가격을 묻는 설문에는 절반에 가까운 48.7%(148명)의 안경사가 ‘10만원 이상’ 인상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고굴절렌즈의 가격 인상을 원하는 안경사는 전체적으로 84.9%(258명)로써 희망하는 소비자가격은 7만원 이상 15만원으로 답변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모든 안경사들이 안경렌즈의 소비자가격을 현행보다 인상해야 한다는 뜻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는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물가 인상할 때 안경렌즈는 하락
먼저 ‘현재 안경렌즈의 소비자가격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절대 다수인 97.4%(304명)의 안경사가 ‘현재 가격보다 인상되어야 한다’고 답변해 놀라움을 주었다.
이어 ‘현재의 가격보다 인하되어야 한다’와 ‘현재의 소비자 판매가격이 적당하다’는 의견은 각각 1%(3명)와 1.6%(5명)에 불과해 대다수 안경사가 가격경쟁의 영향으로 떨어진 안경렌즈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인천시 부평구의 한 안경원 원장은 “올해 최저임금이 16.4% 이상 인상되고 내년에 10.9% 인상된다는데 안경렌즈 가격은 십 수 년째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더구나 이제는 과열경쟁도 부족했는지 이제는 아예 ‘안경렌즈 공짜’ ‘누진다초점렌즈 반값 할인’ 등 어처구니없는 광고까지 등장해 경악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계속해서 그는 “안경원의 선글라스 고객이 떠나고, 공테 고객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모든 안경사는 안경렌즈의 제값받기에 올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경기도 부천시의 한 안경사는 “최근 부천과 경남 창원에 ‘안경테 가격만 받고 1.60부터 1.74 안경렌즈까지 무료’라는 광고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며 “이제는 제발 안경사들이 안경렌즈만큼은 제값받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경렌즈 현재보다 100% 인상 희망
그렇다면 일선 안경사들이 생각하는 안경렌즈의 ‘합당한 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가장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중굴절렌즈와 고굴절렌즈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중굴절렌즈의 희망 소비자가격은 ‘5만원 이상’을 선택한 안경사가 가장 많은 45.1%(137명)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7만원 이상’은 28.9%(88명)으로 나타난 반면 ‘3만원 이상’은 18.4%(56명)에 그쳤다. 결국 현재 수도권 안경원에서 중굴절렌즈가 평균 1만 5천~3만원 사이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5만원 이상 10만원까지 인상해야 된다는 의견이 전체적으로는 77%(234명)로 나타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것이 드러났다.
안경사들의 이러한 가격 인식은 고굴절렌즈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고굴절렌즈의 소비자 희망가격을 묻는 설문에 가장 많은 의견은 ‘10만원 이상’을 희망하는 안경사가 48.7%(148명)로 집계되었다.
현재 시장에서 4~5만원 사이에 거래되는 고굴절렌즈 역시 안경사들 인식에는 100% 인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고굴절렌즈를 7만원 이상부터 15만원까지 받아야 한다고 응답한 안경사는 전체적으로 84.9%(258명)로 나타나 안경렌즈의 가격 인상이 절실한 상황임이 확인되었다.
외국보다 턱없이 낮은 렌즈가격 현실화 절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일선 안경사들의 안경렌즈 가격에 대한 의견은 거의 동일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안경원에서 안경렌즈 가격을 인상하기까지는 여러 문제에 부딪칠 수 있지만, 실제로 국내 안경렌즈 가격은 외국과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고, 특히 안경사의 전문성을 감안해서라도 안경렌즈의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것이 이번 설문조사 결과 드러난 것이다.
경기도안경사회의 한 부회장은 “매년 인상되는 수많은 제품들과 다르게 안경렌즈 가격은 수십 년째 계속 떨어져 더 이상 내려갈 틈이 없는 형편”이라며 “다만 단체가 가격 조정에 나서면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므로 안경원 각자가 자율적으로 합당한 금액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충북안경사회의 한 상임이사는 “안경사들에게 ‘각자 알아서 인상하라’고 하면 예전처럼 눈치 보다 끝난다”며 “솔직히 가격경쟁 이외에는 다른 수단이 없는 안경사들에게 안경렌즈 가격을 인상하자는 말은 소귀에 경을 읽는 것”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결국 업계 일각에서는 일선 안경사 대다수가 안경렌즈의 인상을 희망하고 있음이 확인된 만큼 지도급 인사들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본지가 205호에서 ‘위기의 안경원… 해답은 안경렌즈 제값받기’<2018. 7/31</span>일자>를 보도한 이후 각종 안경사 커뮤니티에서는 ‘이젠 가격파괴가 아닌 우리 몫을 찾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봇물을 이루기도 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통해 진행되어 총 312명의 안경사가 참여하고, 이번 조사의 신뢰수준 99.1%, 표본오차는 ±1.4%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