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은 도파민(행복감) → 페닐에틸아민(열정) → 엔돌핀(즐거움) 순서로 연결되는 두뇌의 화학작용
그리스 신화에서 사랑은 에로스가 쏜 화살의 산물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사랑이 두뇌의 화학적 작용이라고 말한다. 즉 사랑의 감정을 조절하는 기관은 뇌의 시상과 시상하부 뇌하수체로 이뤄진 변연계라는 것이다.
사랑에 빠지면 이곳에서 도파민, 페닐에틸아민, 엔돌핀 등의 신경 조절 및 전달물질, 그리고 호르몬이 분비됨으로써 이에 따라 감정이 변한다. 도파민이 생성되면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고, 이어서 페닐에틸아민이 생성하면 이성으로 제어하기 힘든 열정에 사로잡혀 상대방을 안고 싶어 한다.
다음엔 뇌하수체에서 성적 감정을 유도하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고, 마지막으로 엔돌핀이 나오면 마음이 즐겁고 편안해지면서 상대방을 소중히 여기게 된다.
사랑을 잃고 우울증과 정서불안에 빠지는 것이 엔돌핀 부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랑하면 또 뇌하수체에서 에스트로겐 등의 성호르몬을 분비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피부를 부드럽게 한다는 보고도 있다. 흔히 말하는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는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닌 것이다.
1962년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팀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신체 접촉이 질병 면역기능을 지닌 T-임파구를 증가시킨다고 밝혔고, 키스를 오래하면 평균 5년 이상 장수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영국의 심리학자 바텔스는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연인의 사진을 보여주고 MRI 촬영을 했을 때 뇌의 특정 부위에서 혈류량이 증가해 주위가 환해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보고했다. 이와 함께 이 실험에선 혈류량이 줄어드는 곳도 발견됐다고 한다.
사랑은 행복과 기쁨을 주는 파란불과 함께 불안이나 안타까움의 빨간불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은 인류가 창세기부터 매달려왔던 중요한 테마로써 이를 정의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일지 모른다. 하지만 「마음을 치유하는 79가지 지혜」의 저자 나오미 리멘은 사랑의 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랑은 포자(胞子)처럼 웅크린 사람으로 하여금 아름다운 잎과 꽃을 피우게 만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