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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트라이’ 등장… 안경원에 또 먹구름
  • 김태용 기자
  • 등록 2011-08-16 14: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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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경테 1장 주문 시 샘플 안경테 4~5장 안방까지 무료 배송… 소비자 불만족 시 전량 반품하는 새 온라인 쇼핑몰 등장
안경원 파고드는 홈 트라이의 실체

안경원에 엄청난 해악을 끼칠 수 있는 온라인 업체가 등장하면서 안경사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패션 아이웨어 디자인업체인 S社는 물건을 직접 받아 선택할 수 있는 ‘홈 트라이(Home Try)’란 독특한 마케팅을 내세워 급속히 소비자에게 파고들고 있다.

S社가 운영하는 홈 트라이는 소비자가 안경테를 온라인상에서 선택•주문하면 해당 안경테 이외에 다른 스타일의 안경테 4장 정도를 추가로 고객에게 무료로 발송하고, 소비자가 실물을 확인한 후 구입을 원치 않으면 안경테를 다시 S社에 무료로 반송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편리하게 안경 5장을 무료로 배송 받아 실제 착용한 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S社에 부담 없이 무료 반송하는 온라인 판매 시스템이 곧 홈 트라이다.

더구나 현재 S社의 홈 트라이 판매 시스템은 각종 일간지에 ‘국내 최초의 홈 트라이 시스템 도입’이라는 홍보성 기사로 소개되어 고객들에게 급속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소비자가 앉은 자리에서 편리하게 눈으로 직접 제품을 확인하고 시험 착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급속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의 한 블로거는 “그동안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안경을 구입했는데,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홈 트라이는 실물을 직접 확인한 후 부담 없이 안경을 구입•반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든다”며 “편리한 홈 트라이 덕분에 더 이상 일반 쇼핑몰이나 시중 안경원을 이용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구매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S社의 한 관계자는 “4개월 전부터 3가지 종류의 핸드 메이드 안경테를 홈 트라이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고객 입장에서 안경을 직접 확인•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오프라인 매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에는 안경렌즈 조제한 테까지 판매

S社가 선보이고 있는 홈 트라이는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warby parker社의 방식을 모방한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소비자가 온라인상에서 안경을 선택•주문하면 각기 다른 스타일의 안경테 4~5장의 안경을 추가로 무료 배송하고, 소비자가 모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경을 반품 받아 재판매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warby parker社는 반품된 안경테를 소비자에게 재판매하지 않고 사회에 기부하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 역시 동일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워비 파커社는 자체 하우스 브랜드 아이웨어를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여 지난 한 해 동안 약 200만 달러(약 22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가격도 일반 매장에서 평균 500달러(약 54만 원)에 이르는 안경테를 95달러(약 10만 원)로 낮추어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로부터 큰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워비 파커는 도수용 렌즈를 장착한 안경까지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S社 역시 일반 브랜드의 안경테는 취급하지 않고 전량 중국에서 생산된 자사의 제품을 최저 6만 원에서 최고 15만 원까지 책정해 판매하고 있다. 수제 아세테이트 안경테란 점을 감안하면 오프라인 매장의 절반가도 안되는 가격이다. 또한, 안경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S社는 안경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곳임도 짐작할 수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안경사는 “S社가 ‘선글라스는 몰라도 안경렌즈나 콘택트렌즈는 취급하지 않겠다’고 단언하고 있지만, 로컬 숍까지 진출하겠다는 그들이라면 도수 안경테와 C/L까지 판매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에 서버를 두고 안경렌즈가 장착된 안경테를 판매한다면 실정법 상 이를 막을 마땅한 제재 수단이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안경원 매출에 악영향 끼칠듯

그동안 국내 안경원은 젊은층에서 온라인을 통한 안경 구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매출이 훼손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횡행하던 온라인 쇼핑몰보다 더욱 강력하고 흡인력이 큰 홈 트라이가 온라인에 파고든다면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충격을 안경원에 줄 것이 뻔하다.

안경원으로서는 결코 예사로울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에 자극받은 몇몇 대형 쇼핑몰에서 S社를 벤치마킹한 유사 홈 트라이의 도입을 준비 중이어서 일선 안경원에게 홈 트라이는 충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한편, 홈 트라이에 대해 대한안경사협회(회장 이정배)의 한 핵심 관계자는 “솔직히 안경에 홈 트라이를 도입한 S社의 영업 방식에는 법적 하자가 없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도수용 안경의 온라인 판매 금지를 위한 시행령이 내년부터 발효되고, 특히 안경사의 피팅이 더해져야 완성되는 안경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홈 트라이는 비정상적인 편법이고, 협회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제재 방안을 마련하겠다”란 뜻을 밝혔다.

결국, 온라인 쇼핑몰의 파급력으로 볼 때 S社의 홈 트라이는 안경원에 강력한 암초로 등장, 매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어 보다 강력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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