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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안과의… 안과마다 처방 제각각
  • 본지 공동 취재반
  • 등록 2011-09-01 15: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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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지 취재 결과 9개 안과에서 받은 시력처방 문제점 다수 발견… 피검사자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하나요?
 
안과 시력검사와 처방 실태 르포

안과병원의 시력검사가 십인십색(十人十色) 제각각인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안경 착용자 1인을 선정하여 서울 시내 9개 안과병원을 대상으로 시력검사 방법과 처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안과들의 진료와 검사치가 제각각 다르게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피검사자의 난시가 검사하기에 까다롭지도 않고, 시력도 그다지 나쁘지 않은 평균적 저시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처방 수치가 제각각이고, 특히 9곳의 안과 중 2곳에서는 난시로 인해 렌즈로는 교정이 불가능하다며 라섹이나 라식을 권유 또는 유도했다.

일반적으로 굴절이상도가 낮은데도 불구하고 의사가 상담시에 라식 또는 라섹을 권유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점이다.

특히 다른 2곳의 안과에서 진단한 것처럼 피검사자의 각막이 건조하거나 충혈이 많은 편이라 라식과 라섹을 할 경우 예후가 나쁜데도 불구하고 라식을 권유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난시도수 측정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발견되었다. 검사 대상 안과들이 난시도수를 평균 0.75D로 처방했지만, 안과에 따라 최소 0.5D를 처방하는곳이 있는가 하면, 어떤 안과는 1.50D로 처방하여 동일인에도 불구하고 1D 정도의 큰 차이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난시의 처방 목적은 사물을 선명하게 볼 수 있게 검사하여 난시로 인한 눈부심, 눈의 피로 등의 발생을 막기 위한 것이다. 또한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때 어지럼증 등의 불편함이 있는지를 고려해 처방해야 함에도 안과에 따라 1D 정도 차이를 보이는 것은 검사 정확성이 그만큼 떨어지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안과 대부분이 환자 충혈 및 각막건조 외면

난시 축의 방향에 대해서도 우안의 경우 안과에 따라 크게는 120도에서 작게는 90도로 제각각 처방되어 30도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좌안의 경우에도 최대 90에서 최소 75도로 약 25도의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한 안경사는 “난시 축 역시 높은 교정시력을 위해서는 정확히 처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적응 가능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하지만 오차가 25에서 30도 차이가 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처방”이라고 말했다.

좌우안의 균형검사도 정확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좌우안 균형검사에서 대부분의 안과에서는 근시 및 난시의 좌우 도수가 동일하게 처방됐지만, 한 안과는 좌안의 근시도수가 높다고 보았고, 또 다른 안과는 우안의 근시 도수가 높다고 검사했다.

만약 이 같은 근시 도수에 난시 도수를 고려하면 두 안과병원의 좌우 도수 차이는 더욱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 결국 두 안과 중 한 곳은 균형검사를 소홀히 한 것이다.

따라서 안과의 특성상 다양한 진료와 처방으로 업무가 바쁜 안과의사가 근시환자에게 안경을 처방하며 꼼꼼한 검사 및 처방을 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본지는 피검사자의 정확한 검사를 위해 이틀이라는 제한된 기간에 9개 안과를 방문했다. 그러나 이들 안과의 처방전을 검토한 어느 전문가는 “안경 처방은 비록 나이가 젊은 환자라 할지라도 교정시력에 초점을 맞춘 원거리 검사와 장시간 근업에 따른 피로함의 정도를 판단하는 근거리 검사가 필요한데, 원거리 굴절이상도와 원거리 시력만 검사해서 처방한다는 것을 안경을 처방하는 전문가로서 업무 수행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안과에서는 간호사가 시력검사

또한 안과에서 피검사자를 상대로 검사해야 할 안질환에 대한 검사와 처방이 없었다는 점도 문제다. 충혈과 각막 건조에 대해 안과질환을 다루는 안과에서 어느 정도 통일된 상담 결과와 처방이 나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안과는 처방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를 처음 대면할 때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문진과 그 결과를 토대로 진단과 처방을 해야 함에도 그런 과정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구나 어떤 안과에서는 장기고객으로 보이는 할머니를 간호사가 시력을 검사하는 모습이 목격되어 충격을 주기도 했다.

보통 노인들은 젊은 성인보다 시력이나 안과 질환, 그리고 안기능의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력검사에 관해 특정한 교육을 받지 않음으로써 시력에 관해 정확한 지식이 없는 간호사가 노인의 눈을 검사하는 것은 업무 범위의 이탈이 아닐 수 없다. 시쳇말로 ‘서당집 강아지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의 전형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결국 본지는 이번 안과병원의 시력검사에 대한 취재를 통해 의료인으로서 책임과 의무는 등한시한 채 눈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저시력자에게 돈벌이 수단으로 라식수술을 권유하는 일부 안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안과 처방에 대한 전문가 의견

1. 난시도수가 안과에 따라 1D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난시의 처방은 사물을 선명하게 볼 수 있게 처방해야 함에도 1D 정도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

2. 난시 축은 높은 교정시력을 위해서는 정확히 처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적응 가능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고려해도 25에서 30도 차이가 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

3. 좌우안의 균형검사에서 어느 안과는 좌안의 근시도수가 높은 반면, 또 다른 안과는 우안의 근시 도수가 높게 되어 있다. 이는 어느 한 안과가 균형검사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 두 안과 중에서 균형검사를 완벽히 해서 처방을 했다면 나머지 7개의 안과 모두가 균형검사를 소홀히 했거나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4. 동공간 거리는 최대 56mm에서 최소 54mm로 나타나 안과에 따라 2mm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동공간 거리는 도수에 의해 발생되는 프리즘의 양이 약 0.4 prism diopter가 된다. 만일 양안시 검사를 한 결과 환자가 사위를 있어서 프리즘을 처방을 한 경우이거나 다행히도 지금 환자의 처방도수와 같이 낮은 상태라면 큰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환자가 높은 도수의 처방 값이라면 상당한 문제가 따른다.

5. 안경 처방은 원거리 검사와 근거리 검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원거리 굴절이상도와 원거리 시력만 검사해서 처방한다는 것은 안경을 처방하는 전문가로서 업무 수행에 결여되었다고 볼 수 있다.

6. 굴절이상도가 낮은데도 라식 또는 라섹을 권유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2곳의 안과에서 진단한 것처럼 환자가 각막이 건조하거나 충혈이 있는데 이들 증상에 관계없이 라식을 권유했다는 것은 더욱더 문제가 있다.

7. 눈에 관한 정확한 지식이 없이 노인의 눈을 간호사가 검사하는 것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

8. 대부분의 안과가 피검사자의 충혈과 각막 건조증을 처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문진 등 체계적인 과정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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