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1개 성(省) 중에서 20여 성이 심각한 전력난을 겪는 가운데, 그 불똥이 국내 안경산업으로 튀고 있다.
지난 3분기부터 시작된 중국의 전력난이 4분기에도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안경 생산과 유통 수급에 영향이 미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안경산지로 손꼽히는 중국 절강성 온주市의 안경생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9월에는 일주일에 5일간 공급되던 전력이 10월에는 일주일에 2일로 줄어들면서 안경테 생산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지난 8월 한국에서 주문한 안경테의 경우 보통 30~40일이면 도착하던 안경이 지금은 3달이 넘도록 지체되고, 특히 안경 템플 등 부속품은 3개월 이상 소요됨으로써 국내 안경테 생산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금 현재 중국의 안경 생산공장의 대부분은 가동 중단 상태에서 다소 벗어나고 있으나 한국 안경테 생산과 유통은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온주市 안경공장 가동 일시 중단
중국의 심각한 전력부족 사태는 지난 3분기보다 4분기에 심화되고 있다.
중국 전체 발전량 중 화력발전이 57%를 차지하는 여건에서 전체 석탄 사용량의 50%를 수입해오던 호주에 무역 금수 조치로 중국이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중국의 20여개 성은 심각한 전력난을 겪으며 일부 지방정부는 기업에 단전 또는 공장 가동 일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전력난이 한국의 안경산업에 직격탄으로 적용한 가운데,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중국산 안경테의 수입은 전달대비 12.9% 정도 늘어난 평균 2천 5백만달러(약 298억원)에 달했으나 10월 들어 갑자기 58.8% 감소한 1천 2백만달러(약 143억원)로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전력난이 국내 안경테 생산과 유통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대구 현지의 한 안경테 생산업체 대표는 “중국의 전력난이 심해지면서 주문한 안경테 완제품을 받으려면 예전보다 2배 이상 늦게 도착한다”며 “특히 안경 경첩이나 팁 등 각종 부속품은 서너 달이 지나야 도착하기 때문에 안경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구의 한 안경조립공장 관계자도 “지난 9월 하순부터 갑자기 중국산 안경부품이 제때에 들어오지 않아서 제품 생산과 출하가 무작정 늦어지고 있다”며 “더욱 심각한 문제는 현재 중국 정부에서 전력난을 해소하는 특단의 대책이 없어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계속된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중국에너지정책연구소의 린 보창 소장은 지난달 「중국비즈니스뉴스」를 통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발전량은 2020년 대비 11.3% 증가했고, 그 중 화력발전이 71.9%를 차지했다. 연초부터 EU의 천연가스 가격은 600% 넘게 치솟는 등 세계 석유 및 천연가스 가격은 계속 상승 중이어서 현재의 에너지 수급 불균형은 향후 장기적인 에너지 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밝히기도 했다.
더구나 중국 정부는 심각한 전력난의 해소를 위해 지난 10월말 호주산 석탄의 금수 조치를 11개월 만에 해제했으나 수입한 석탄의 대부분이 겨울철 추위 탓에 발전용이 아닌 난방용으로 사용되면서 중국의 에너지 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