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때 종종 나오는 뻔한 거짓말 중의 하나가 “나, 공부 하나도 안했어” 이다.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솔직히 말해도 될텐데 왜 다들 못난 이야기만 할까?
어떤 중요한 일을 하기에 앞서 실패했을 때를 대비해 핑계거리를 만드는 것을 ‘셀프핸디캐핑전략’이라고 한다. 시험 전날 공부를 하지 않고 자거나 다른 것을 하는 것도 무의식적으로 핑계거리를 만들기 위한 ‘셀프핸디캐핑’에 속한다.
미국의 저명한 사회심리학자 버글래스(Berglas,S)와 존스(Jones,E•E, 1978)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이 현상을 증명했다.
실험에 참가한 대학생들은 ‘학습능력과 약물효과’라는 실험 주제로 수열과 관련된 문제를 풀었다. A그룹은 간단히 풀 수 있는 문제를, B그룹은 매우 어려운 문제를 풀게 했다.
그리고 실제 점수와 상관없이 실험자는 참가자들에게 그들이 과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알려준 후 비슷한 수준의 다음 문제를 풀기 전에 두 가지 약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이 중 하나의 약은 집중력을 높여 문제를 푸는 능력이 향상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 약은 집중력과 긴장을 이완시켜 문제를 푸는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실험자는 실험 전 참가자들에게 모두 약의 효능을 설명했기 때문에 참가자들 역시 각각의 약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상태였다.
그 결과 쉬운 문제를 풀었던 A그룹 학생들은 대부분 지적능력을 높여주는 약을 선택한 반면, 어려운 문제를 풀었던 B그룹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지적능력을 떨어뜨리는 약을 선택했다.
다음 과제도 어려울 것을 예상한 B그룹 학생들은 미리 지적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약을 먹고 불안한 시험점수에 대한 핑계거리를 만든 것이다.
과도한 셀프핸디캐핑에 빠져 스스로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보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