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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녀’와 ‘된장사장’
  • 청송
  • 등록 2011-10-13 11: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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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를 맞아도 꺾이지 않는다는 절개의 꽃 국화가 제철인데도 도심 어느 곳에서도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침체된 경기 때문에 꽃을 살 형편도 못되고 감상할 여유마저 없기 때문이다.

화원을 운영하는 어느 여사장의 말로는 국화재배 농원들이 주인을 찾지 못한 국화를 애써 키운 자식 보내듯 버렸다고 전했다. 가뜩이나 깊어가는 겨울 초입에 국화의 실종 소식이 서늘하게 속살을 파고든다.

▶불경기에 강한 산업 3가지로 손꼽히는 것이 라면, 화장품, 미니 열풍이다. 여기서 미니를 일컫는 것은 햄버거 등 간편하게 먹을거리나 기능을 줄인 제품을 말한다.

그러면 불경기를 모르는 3가지 업종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건강을 챙기려는 반사작용 때문에 등산복이 잘 나가고, 달콤한 음식이 잘 팔리며, 빨강색이 강세를 보인다고 말한다.

이 외에 명품도 불경기에 강한 업종으로 알려져 있다. 경제적 능력이 없으면서 명품에 탐닉하는 ‘된장녀’들이 적지 않고, 부자들은 그 어떤 혹독한 불경기에도 끄떡없는 경제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불경기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초저가 판매이다. 어차피 생산한 물건을 창고에 썩히느니 차라리 생산 단가까지 낮춰서라도 팔아서 버텨야겠다는 본능 때문이다.

▶그러나 초저가 판매가 결국은 자신의 기업은 물론이고, 자신이 소속한 업계 전체를 망가뜨리는 것은 어떤 분야를 보아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반도체 회사들의 경우처럼 끝 모를 가격 싸움이 결국은 세계적 기업까지 사지로 몰아넣기 때문이다. 그나마 기술 개발에 주력한 1~2곳만 정상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정치인은 대표성으로 그 책임을 다하고, CEO는 실적으로 공과를 따지기 마련이다. 학생은 공부를 잘하는 게 최고이고, 장사꾼은 매출을 많이 올리는 사람이 유능한 사업가이다.

하지만 이익이 되지 않으면서도 자기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자기주장으로 정(正)을 내세워 할인 경쟁을 벌이지만, 곧바로 반(反)이 따라오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 제 발등 찍는 초저가 판매의 끝은 공멸과 붕괴뿐이다.

능력이 없으면서 명품을 구입하는 사람을 ‘된장녀’라고 부르듯 이제부터 기술 개발은 하지 않고 가격 싸움만 일삼는 기업가를 ‘된장사장’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급할수록 되돌아가라는 선현의 말이 그리운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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