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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안과의사와 안경사 협업
  • 김현선 검안사
  • 등록 2024-03-29 17:14:35
  • 수정 2024-03-29 17: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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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 안과의사는 안경사의 역할 인정
  • 국내 안과의사들도 국민들 시 건강 위해 안경사와 협업 나서야

독일의 안과의사와 안경사들은 초고령 사회에서 국민 눈 건강에 대한 대비책으로 협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필자는 지난 2월 RWA 독일 안과학회에 참석했다. 

 

학회의 메인 주제는 근래 개최되는 거의 모든 안과학회들과 마찬가지로 고령사회의 안과 의료 취약층에 대한 방안과 인공지능 연구 동향이었다. 

 

이번 호에는 여러 유의미한 발표 중 독일의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州에서 시행 중인 한 프로젝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동 연구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의 현실에 비추어 매우 유익한 학술 연구이기 때문이다.

 

연구는 독일 Bonn대학병원의 토마스 아흐 교수가 진행한 TOVIS 프로젝트다.1)

 

토마스 아흐 교수의 의료팀은 먼저 소규모의 시니어 타운을 대상으로 한 파일럿 프로젝트에서 성과를 얻어, 독일 연방정부로부터 20억 원 이상의 연구기금을 지원받아 현재 약 250개 이상의 시니어타운 시설에서 1만 명 이상의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의료지원을 하고 있다. 

 

먼저 평균 나이 81세의 노인 13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파일럿 프로젝트의 결과를 살펴보면, 시니어 타운 거주자들이 얼마나 의료 취약 지대에 놓여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노인들 중 46.8%가 백내장을 앓고 있었고, 37.4%에서 망막 질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23.7%는 연령 관련 황반변성(AMD)를 앓고 있었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점은 49.6%에 해당하는 거의 절반의 환자들이 안과 검진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고령층 요양원 등 의료지원이 가장 시급한 곳에서 의료 진료를 받지 못하는 공급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TOVIS 프로젝트를 통한 원격진료의 과정을 살펴보면, 해당 시니어 타운에 가서 검사를 진행하고 문진하는 역할을 전문 안경사(검안사)들이 수행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토마스 아흐 교수도 학술발표에서 안경사와의 협업을 중점적으로 강조했다. 

 

타 의료기사 또는 간호사들이 아닌 안경사들의 원격검사에 대한 토마스 아흐 교수의 신뢰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전문성을 고려하면 당연한 일임에도 안과의사와 안경사 간의 협업이 활성화 되어있지 않은 국내의 실정과는 비교할 수밖에 없었다. 

 

안과의사와 안경사는 국민들의 눈과 시력관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양분하여 전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과연 안과의사와 안경사 간에 협업 또는 협력이라 할 만한 프로젝트가 있었는지 필자는 단 한 차례도 들어보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대한안과학회, 안과의사회 등의 ‘안경사법 반대’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 개정안 반대’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번 TOVIS 프로젝트에서 토마스 아흐 교수는 안경사들의 적절한 시각 보조기구 처방을 통해 대부분의 시각적 고통을 완화될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렇기에 안경사들의 원격검사를 연구 프로젝트 최초 구상 및 조건에 명시하였고, 프로젝트 수행에서도 그대로 실행하였다.

 

국내에서도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의료 취약, 의료진 부족 등의 이유로 재택의료, 원격의료 등의 활성화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안경사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다가오는 초고령사회에서 안과의사, 안경사들의 협업을 통해 의료 취약계층에 대한 더 나은 형태의 새로운 인프라를 기대한다. 

 

아울러 대한안경사협회와 「옵틱위클리」주관으로 한국의 안경사 및 검안사들도 독일뿐 아니라 여러 해외의 다양한 학회에 많이 참석해서 안과의사와 안경사들의 협업에 대한 과정, 그리고 안과 및 검안시스템 등을 습득하는 기회를 가져 한국의 눈 건강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으로 삼았으면 한다.

 

1) TOVIS는 ‘Teleophthalmologischen Versorgung in Seniorenheimen’의 줄임말로, 시니어 실버타운에서의 원격 안과 진료 프로젝트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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