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산업은 안경처럼 불경기에 취약하기로 유명하다.
원천 기술이 쉬워서 신흥국들이 달려들기 쉬운 산업의 하나다.
우리나라도 1960년대 섬유산업에 많이 참여했으나 30년 후인 1990년대부터 탈(脫) 섬유에 나섰다.
안경산업보다 일찍 성하다가 쇠퇴한 것이 섬유 염색산업이다.
이런 섬유산업의 쇠퇴를 일본이라고 피해갈 수는 없는 일이다.
일본 섬유의 대표 회사인 도레이社가 망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쉽게 예상했다.
하지만 도레이는 위기의 순간에 엉뚱한(?) 전략을 선택했다.
남들처럼 생산지를 국내에서 임금이 싼 해외로 빼돌리지도 않았고 사업규모도 줄이지 않았다.
오히려 경쟁업체들이 따라오지 못하게 원천 기술력을 높이는 연구 개발비를 크게 늘렸다.
지금 당장 어려움은 크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아래 과감하게 투자한 것이다.
그 결과 기능성 섬유 매출이 크게 늘어나 영업이익이 5배 가까이 늘어났다.
도레이가 10년 뒤를 예측한 뒤 3년 단위로 목표를 체크하며 투자를 늘림으로써 회사를 더욱 탄탄하게 만든 것이다.
국내 안경산업이 쇠퇴기에 접어든 때는 2000년대 초반이다.
중국의 안경산업이 스타트한 시기부터 국내 안경산업이 위축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의 국내 안경산업은 ‘국산보다 중국제가 더 좋다’는 말까지 거침없이 나오는 상황에 맞닥트렸다.
중국 안경산업이 승승장구할 동안 국내 안경산업은 도레이처럼 10년 장기 계획은 고사하고 하루하루 침체되는 모습을 걱정만 앞세웠을 뿐 무대책 무대응했을 뿐이다.
그러면 한국 안경산업은 영영 끝나는 것인가.
재도약을 이루는 정상 코스는 도전과 고진감래(苦盡甘來)이다.
쓴 것을 씹고 씹어야 단맛이 난다는 법칙을 철저하게 따라야 재도약할 수 있다.
안경 소재를 밤낮없이 개발하고, 디자인도 수없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유행을 찾아내야 한다.
살벌한 경쟁사회에서 경쟁이 없는 산업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
국내 안경 관련인은 일본 도레이처럼 10년 뒤의 목표를 세워 보자.
서로 걱정만 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지난 20년은 국내 안경계가 잃어버린 20년이다.
또 다시 20년을 걱정만 앞세우고 세월만 보내면 국내 안경산업은 영영 끝이다.
출처: 옵틱위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