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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콘택트 중국서 불량품 화살, 문제는 ‘벌크’
  • 나홍선 기자
  • 등록 2012-05-04 15: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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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중앙방송뉴스, 한국산 불량 콘택트 집중 보도… 한국산 벌크제품 멸균처리 없이 길거리서 무차별 판매
中 불량 콘택트렌즈 현장 르포

최근 한국산 콘택트렌즈 벌크제품이 중국에서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길거리 노점에서도 한국산 콘택트렌즈 벌크제품 또는 모방품이 광범위하게 판매되면서 국가 이미지까지 적잖게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중앙방송뉴스’는 4월 1일자 보도에서 ‘한국에서 수입한 불량 콘택트렌즈가 시장에 쫙 깔렸다’는 제목으로 생산일, 생산자 주소 및 연락처 등의 기재가 없는 한국 수입제품이 시장에서 공공연하게 팔리고 있는 실태를 고발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미동’이라고 불리는 장식성칼러 평광 콘택트렌즈(무도수 미용 콘택트렌즈)가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상태로 길거리 작은 상점 일부에서 싸게 판매되고 있다.

산동성의 한 노점에선 여러 가지 미동을 진열대에 놓고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검정색, 파란색, 녹색, 회색, 보라색 등 여러 가지 컬러와 디자인의 제품들이 수입되고 있으며, 가격은 약 40~50원에서 많게는 100원 정도로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는 고발성 뉴스를 방송했다.

특히 중앙방송뉴스는 <이들 물건들이 대부분 한국제품을 모방한 모방제품이라는 상인의 말을 전하면서도 일부 상인들은 한국산 제품이라고 강조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불량품 중 한국산 벌크제품 일부 차지

최근 중국에서 이처럼 콘택트렌즈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하게 된 것은 일부 지역 노점 등에서 기본적인 품질검사 및 관리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량 콘택트렌즈가 광범위하게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벌크제품의 유통 및 관리가 허술하다는 점을 악용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는 생산공장이나 제품에 대한 정보, 사용상 주의사항 등이 전혀 기재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 또한 일부에서는 한국산이 아닌 제품이 버젓이 한국산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실제로 중국에서 광범위하게 판매되고 있는 불량 콘택트렌즈 가운데에는 한국산 벌크제품 또는 모방품이 상당수 거래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콘택트렌즈 업체 관계자는 “일부 불량 또는 품질이 낮은 제품이 벌크제품 상태로 수출되는 경우도 있으며, 한국산 벌크제품이 정상적인 경로가 아니라 노점 등을 통해 제조사가 바뀌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국산 벌크제품 모방품이 유행한다는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최소한의 품질기준에도 미치지 못하거나 품질검사를 거치지 않은 제품을 한국산 벌크제품으로 선전하며 판매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벌크제품은 중국의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기에 중국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심지어 일부 판매점에서는 이 같은 점을 이용해 ‘한국산’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판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中 유통업체, 중국산을 ‘한국산’으로 둔갑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 역시 멸균처리를 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품질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택트렌즈는 의료기기라서 밀봉처리 뿐 아니라 멸균처리도 반드시 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콘택트렌즈 업체들은 벌크제품 그대로 제품을 수출•수입하면서 반드시 거쳐야 할 멸균처리를 생략하는 등 생산 및 유통 과정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자칫하면 눈에 치명적인 세균이 번식한 제품을 구입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콘택트렌즈 생산기업들의 세심한 주의와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많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콘택트렌즈 벌크제품이 자칫 한국 제품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을 정도다.

중국 사정에 밝은 한 콘택트렌즈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미용 콘택트렌즈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통해 품질검사를 거치지 않거나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고 유통되는 일부 콘택트렌즈 제품이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적발된 업체 가운데 일부 한국 콘택트렌즈 업체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 언론 보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일단 중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소위 ‘한국산’ 불량제품은 실제로는 한국 제품이 아니라 일부 중국산 저급 렌즈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다.

일부 중국 업체들이 한국 콘택트를 모방한 제품에 한글로 기재한 태그를 붙여 한국산으로 유통하거나 오해하도록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보도에서도 정식으로 수입되는 제품의 경우 벌크제품이라고 해도 한글 표시만 하는 경우는 드물다.

중국에서 정식으로 수입•판매된 제품의 경우 제조국은 한국, 수입•유통업체는 중국어 표기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모방품이 판치는 상황이 발생되는 것은 국내 콘택트렌즈 제조업체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 일부 콘택트렌즈 업체의 경우 벌크제품 상태로 중국에 다량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콘택트렌즈업체 대표는 “최소한의 품질검사도 거치지 않은 제품이 한국 제품이라는 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며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한국 콘택트렌즈를 죽이는 일에 앞장서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칫 한국산 콘택트렌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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