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쟁심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 타인과 비교•경쟁할 때 기록도 향상
기말고사를 코앞에 둔 김 모 군. 지난 중간고사에 시험을 망쳐 혼쭐이 났기에 이번에는 기필코 평균 점수를 끌어 올리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굳건할 것만 같았던 다짐은 하루도 채 가지 못했다. 방에 놓여있는 컴퓨터는 모니터가 꺼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작 온라인 게임의 플레이 장면이 떠올랐고, 닫혀있는 방문 틈으로 들려오는 9시 뉴스 소리가 재밌는 예능프로를 틀어놓은 것처럼 들렸다.
김 군이 이처럼 유혹에 시달리며 공부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외부자극 때문이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도서관’을 찾는 이유는 바로 외부자극을 배제하는 최적의 장소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은 조용하며 유혹하는 존재도 없고, 주변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경쟁심이 자극되어 집중력을 향상시켜준다. 이를 ‘사회적 촉진 효과’라고 한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의 심리학자 트리플렛(Triplett, N.)은 이 ‘사회적 촉진 효과’에 대해 사이클 경기장에서 먼저 혼자 트랙을 달리게 한 후 그 다음에 그룹으로 달리게 해서 차이를 알아보는 연구를 했다.
그러자 처음 혼자 달렸을 경우 참가자들의 평균속도는 24㎞인 반면, 그룹으로 달렸을 때는 무려 33㎞의 평균 속도를 기록해 경쟁자가 있는 환경의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트리플렛은 이외에 아이들을 대상으로 릴에 낚싯줄을 일정 시간 안에 많이 감는 실험도 진행했는데, 이 역시도 사이클과 마찬가지로 혼자 했을 때에 비해 다른 아이들과 함께 수행했을 때 기록이 더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경쟁의 욕구를 지니고 있다. 또 아무리 무덤덤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도 한 순간쯤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한다. 그 비교의 찰나에 경쟁심이 불처럼 타오르는 것이다.
다만 경쟁 열기의 강도는 성냥의 개수에 차이일 뿐 연습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 지금이라도 김 군은 반에서 제일 공부 잘하는 친구를 따라다니면서 조용한 분위기 속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