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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교육열만큼 안경 가치 창조해야”
  • 정리 정재훈 기자
  • 등록 2012-05-31 13: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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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실로 본사에서 안경사 경험했던 비라드 대표… “한국 안경사에 친근한 동료애를 느낍니다”
 
대담/ 본지 심수지 발행인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한국인보다 더 깊이 이해하고 애정을 갖고 있는 에실로코리아의 크리스토프 비라드 대표. 전통을 중시하는 프랑스인답게 지난해 장인후원 캠페인을 펼치면서 중요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장인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한 비라드 대표는 2006년 에실로코리아 대표로 취임한 이후 한국 안경렌즈계에 큰 축을 맡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다.

천하의 모든 사람은 모두 형제라는 사해동포(四海同胞), 즉 코스모폴리터니즘의 사고를 가진 비라드 대표는 한국의 인상을 묻자 ‘한국인을 좋아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한국에 온지 6년째입니다. 아무래도 타국 생활이 불편할 텐데요. 직원들 말로는 매일 밤 10시 넘게까지 일하는 일벌레라고 합니다. 혹시 고향 생각을 멀리하려고 일에 전념하는건 아닌가요?

“(웃음)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즐거운 일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지나가는 것도 아깝기도 하고요.
한국 생활을 통해 소비자를 바라보고 꿈을 공유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 지난해 에실로의 장인 후원 캠페인에 많은 안경사들이 감동 받았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인으로 자신들이 부끄럽다고 하더군요.

“큰 의미를 두고 캠페인을 벌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미래가 중요한 것처럼 지나온 역사는 반드시 지켜야 될 소중한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몇몇 장인 분들을 직접 만났을 때 옛것을 지키려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지켜야 될 것은 무엇인지, 또 새롭게 바꿔야 될 것은 무엇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의 전통문화는 반드시 지켜야 될 소중한 유산이죠.”

- 에실로재팬에서 12년간 근무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양국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저마다 깊이가 있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일본에서는 어려운 경험이 많았는데, 한국에 와보니 안경시장이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주관적인 생각이겠지만 일본인은 주로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데 반해 한국인은 관계 지향적이어서 친절하다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특히 프랑스 에실로 본사에 근무할 당시 안경사로 일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한국 안경사들이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이를테면 동료애 같은 것이 있습니다. 한국에 현재 근무하고 있다고 드리는 말이 아닙니다.(웃음)”

- 대구국제안경전의 국제학술대회에서 강연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 안경사들의 전문성 강화 교육이 한창 대두되고 있습니다.

“안경사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세계적으로 볼 때도 한국 안경사의 교육은 상당히 발달되어 있어서 매우 좋게 보고 있습니다. 단계별로 실시되는 교육 일정도 마음에 듭니다.

또 가끔 강의를 하다보면 한국 안경사들이 렌즈광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데 놀랄 때가 있습니다. 더구나 한국 안경사를 더 높게 평가하고 싶은 것은 교육에 대해 흥미도가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프랑스와 비교해 보았을 때, 학교의 교육이 광학적 지식에만 국한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프랑스 안경사들은 기본적으로 누진 피팅, 검안 교육 이외에 비즈니스 측면, 즉 법률, 회계, 재무 등에 대해서도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만약 한국 학생들에게 비즈니스 관련 교육이 이뤄진다면 국내 안경사들은 조만간 세계 안경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입니다.”
 
- 에실로 그룹 차원에서 스페셜올림픽 등 각종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후원 활동에 특별히 신경 쓰는 이유가 있나요?

“스페셜올림픽에 참가하는 분들은 신체가 불편한 점을 뛰어넘어 경기를 통해 인류애적인 면을 많이 보여줍니다. 그런 모습들이 우리에게 감동을 줍니다.

특히 우리 에실로가 스페셜올림픽 지원에 앞장서는 이유는 이 대회에 큰 상징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땀의 결실로 금메달을 따거나 우주에 나가서 우주인이 된다는 목표에는 희망이 담겨 있기 마련입니다.

바로 이 부분이 에실로가 추구하는 ‘선명하고 깨끗한 시야를 제공하자’라는 것과 상통하는 부분입니다. 에실로가 어느 한 부분이나마 세상에 희망을 제공한다는 뜻에서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 한국 안경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을 텐데요.

“한국 안경사는 어느 정도 법적인 보호 속에서 스스로의 기술과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안경사 스스로 안경의 순수한 가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안경을 단순하게 돈으로 판매하고 구입하는 물건으로만 보는 것이죠.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안경이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는 도구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필요한 사람이 스스로 만들어야 진정한 가치가 생깁니다. 안경렌즈로 말하면 바리락스를 통해 얼마든지 가치를 창조해낼 수 있습니다.”

- 에실로는 전 세계 40개국 이상의 나라에 215개의 LAB을 가동하며 유럽과 미국, 아시아의 렌즈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규모 회사에서 세계 각지에서 인수 또는 합병 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업은 어느 한자리에 멈추면 곧 퇴보하기 마련입니다. 어느 기업이든 퇴보는 죄악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에실로 목표는 무엇인가요.

“한마디로 편안한 시야를 전 세계인에게 제공한다는 것이 에실로의 목표이고 꿈입니다. 세계가 나날이 발전하고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제대로 조제된 안경을 착용한 사람은 의외로 적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착용자의 관점에서 보면, 안경렌즈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는 편안함, 건강한 눈, 밝은 시야입니다.

안경사는 이 부분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검증되지 않은 제품들이 현재에도 시장에 일부 공급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바리락스처럼 검증된 제품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그로인해 안경사가 성공한다면 이것이 바로 전문가인 우리들 모두의 작품이 되는 것이죠.

다만 현재 한국의 시장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또 매년 안경가격이 제자리에 있는 것은 안경사들의 전망이 그만큼 어둡다는 말입니다.

앞으로는 안경사들이 가격에만 매달리지 말고 바리락스 같은 기능성 렌즈에 눈을 돌리는 발전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 안경렌즈 가격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데는 업체 간의 경쟁도 큰 몫을 차지합니다.

“틀린 말이 아닙니다. 다만 이제는 소비자들도 직접 돈을 지불하는 구입자로서 값비싼 제품과 저렴한 제품의 차이를 분명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또 제조회사는 자신들의 제품이 무슨 이유로 어떻게 가격의 차이가 나는지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소통이고, 또 소통만이 업계 전체가 안고 있는 어려움을 벗어나게 할 수 있습니다.

전문직인 안경사의 직업이 좋은 이유는 스스로 안경을 조제하고, 소비자에게 전달하면서 직접 반응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경사의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현재 크리스토프 비라드 대표는 프랑스어로 된 자신의 블로그에 한국을 소개하고 있다. 세계인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직접 보고 그 아름다움을 찾는 것에 진정한 ‘발견의 기쁨’ 을 느끼는, 이런 즐거움을 게을리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의 탐미 정신과 업계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에실로코리아를 이끄는 힘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 명보다는 여러 명이 함께하면 더 크고 나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상생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나는 나의 가치가 고객에게 전달될 수 있다고 믿는다”라며로 인터뷰를 끝 마쳤다. 그래서인지 에실로코리아의 크리스토프 비라드 대표를 만난 기자는 그가 파란 꿈을 한가득 담고 있는 아이처럼 순수함을 가진 인물, 또 가치 있는 일이라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강한 추진력을 보이는 인물이라는 두 가지 점은 확실히 잡아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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